안보이고 안아픈 인접면 충치, CT로 찾아내기 feat. 인접면 레진 치료
충치가 이렇게 눈에 잘 보이면 진단이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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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둡게 비치거나, 변색, 깨지고 부스러짐 = 충치 진단 |
하지만 치아 사이 옆면에 생긴 인접면 충치는 대부분 눈에 잘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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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 : 충치 제거전 // 오른쪽 : 충치 제거 시작 |
치과 검진의 기본이 되는 파노라마 사진도, 인접면 충치 진단에는 별 도움이 안 될 때가 많다.
그러다보니 눈에 잘 안 보이는 인접면에 충치는 확신을 가지기 어렵고, 애매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고 이렇게 애매한 심증만으로 충치 치료에 들어갈 수는 없다.
치아는 한 번 삭제하면 재생이 안 되므로, 억울한 치아를 만들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충치 진단에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click)해야 하는데,
한없이 넓은 마음으로 무죄추정을 하다보면, 숨은 충치가 깊어져서 사태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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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각한 상태로 치료에 들어간 인접면 충치 치아 |
이렇게 진단이 어려운 인접면 충치를 찾아낼 때, 치과용 CT가 큰 도움이 될 때가 있다.
주변에 크라운이나 금속 충전물이 없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주변에 보철이 없는 치아에 생긴 인접면 우식의 진단에는 CT가 여러모로 유용한 점이 많다.
Prologue
작년 이맘 때 쯤, 충치 상담을 받으러 내원하신 20대 젊은 여성분.
"타원에서 충치 진단 받고 신경치료 중인데, 다른 곳에도 충치가 있대요.
그런데 저는 가능하면 신경치료 없이 레진으로 치료를 받고 싶어서, 상담받으러 왔어요."
신경치료를 피하고 싶은 마음은, 치과의사도 간절하다(click)고 잘 말씀드리고..
서로의 간절한 마음을 모아, 진단을 시작한다.
1. 진단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인접면 충치가 의심된다. 하지만 100%는 확신은 어렵다.
치아가 겹쳐서, 혹은 살짝 깨져나간 부위가 저렇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면? 역시, 의심은 된다. 인접면 부위가 약간 탁하게 보인다.
그래도 이 정도면 의심 x 의심이므로, 치료에 들어가 봄직하지만..
마침, 이 치아는 주변에 크라운이나 인레이, 아말감 등의 보철물이나 충전물이 없다.
이렇게 자연치아의 인접면 충치 검사를 할 때는, CT를 찍어보면 확신을 가질 수 있다.
CT를 찍어, 파노라마 사진과 비교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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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을 넘어, 이건 하루라도 빨리 치료에 들어가야 하는 심한 충치라는 확신을 준다.
1) #15 인접면 충치
- 이렇게 같이 놓고 보면, 저렇게 심한 충치가 아래에 있다고 생각하기는 쉽지 않다.
2) #16의 인접면 충치
- 여기는 그렇게 탁하거나 어두워 보이지도 않는데, 이렇다.. ;;
숨어있는 인접면 충치를 찾고 진단해서 치료 계획을 세우기가 이렇게 어렵지만..
그래도 이렇게 CT를 이용하면 더 늦기 전에 진단이 가능하다.
2. 치료 계획
#15의 경우, 옆에서 보면 충치가 거의 신경에 닿아있다시피 하다.
위에서 봐도 아슬아슬...
그래도 CT에서 뿌리염증이 보이지 않고, 자발통이나 심한 시림 증상이 없다보니
신경이 비가역적인 감염상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15, #16 둘 다 교합면 - 씹는면은 양호한 상태인지라, 굳이 삭제를 할 필요는 없고..
가능하면 신경치료를 피하고 싶은 환자분의 의견을 반영해서, 인접면 레진으로 계획을 확정한다.
(인접면 레진은 삭제량이 조금이라도 적기 때문에, 신경치료 위험성을 조금이라도 줄여준다)
물론 충치 제거 도중에 신경이 노출되면 곧바로 신경치료를 시작하고,
치료 후에도 심한 통증이나 시림이 지속되면 그 때라도 신경치료에 들어가기로 했다.
3. 치료
1) #15 인접면 레진 치료
무통 마취 후, 기다리는 동안에 교합지를 찍어서 교합양상을 확인.
충치 제거 시작. 껍질을 뚫자마자 버(bur)가 푹 들어간다.
푸석푸석한 치질이 계속 이어진다..
이제 조금 정리가 되는 듯하지만, 여전히 저 부분은 푸석거린다.
신경에 가까운 곳은 수기구(spoon excavator)와 초음파 기구(sonic flex)로 충치를 제거..
단단한 바닥을 확인하고, 다행히 신경이 노출되지는 않아서, 바닥에는 MTA를 덮어준다.
팔로덴트를 끼우고, 인접면 레진 충전.
교합 확인 후, 폴리싱을 하면서 치료를 마무리.
2) #16 인접면 레진 치료
이제 #16의 충치를 치료할 차례.
마찬가지로 교합지를 찍고, 다시 한 번 눈으로 치료 부위를 확인.
#15는 그나마 탁해보이기라도 했지, 얘는 눈으로만 보면 인접면 충치를 의심조차 하기 힘들다.
충치 제거 과정은 반복되므로, 간단하게 요약.
#16 치료 도중, 맞닿은 #17의 인접면에도 충치가 발견 되었다.
이럴 때 같이 치료하면, 교합면 삭제 없이 최소삭제로 레진 치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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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의 맞닿은 면 충치 치료 |
이후, 일주일 동안 경과를 체크.
시림이나 통증 없이 잘 사용하심 확인 후, 치료를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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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6 둘 다 상당히 깊은 인접면 충치였지만, 신경치료 없이 인접면 레진으로 잘 치료되었다.
하지만 치료가 더 늦었으면 결과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파노라마 사진에서도 애매하고, 눈으로 봐도 애매한 인접면 우식이었지만..
CT 덕분에 확신을 가지고 치료에 들어간 덕분이다.
이렇게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하면, 파노라마 사진에서 애매한 충치지만..
CT를 찍어보면 확신을 가지고 치료에 들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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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쪽 : 파노라마 사진에서 의심 부위 // 아래쪽 : CT로 확인 - 왼쪽이 위, 오른쪽이 아래 치아 |
하지만 CT가 모든 충치 진단에 다 만능은 아니다.
주변에 크라운이나 인레이, 아말감 등의 금속 충전물이 있으면 CT를 이용할 수가 없다.
예를 들어, 아래 CT 사진의 빨간색 화살표와 파란색 화살표 모두 충치처럼 보이지만..
파란색 화살표 (?) 부위는 실제로 충치가 아닌 것으로 최종 판명되었다.
어떻게 알았을까?
글이 길어지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어지는 새글에서 포스팅하고자 한다.
- 링크글 : 아직 안 썼음
<예고편> : 교익촬영(바이트윙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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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인접면 레진, 간접치수복조술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신경치료, 레진파절
치료기간 : 2024.07.13, 2024.08.03 (각각 당일 치료 완료)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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