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발치 후 드라이 소켓 발생 후기 feat. 3주간의 사진
최종 수정일 : 2026.02.05
치과 치료와 관련해서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통증은 무엇일까.
급성 치수염으로 인한 치통, 신경치료 후 찾아온 flare up 등등... 많은 후보들이 있다.
비록 나는 환자들을 통해 간접경험밖에는 못 해봤지만,
내가 앞으로 직접경험이든 간접경험이든 다시 만나고 싶지 않은 최악의 통증은,
사랑니 발치 후 찾아오는 드라이 소켓 or 건성 발치와다.
| 예고편 : 고통의 시작... |
전형적인 드라이 소켓의 증상은 다음과 같다.
1. 발치 후 괜찮다가 3~4일 정도 지나서 통증이 심해진다.
2. 발치 부위가 지저분한 회색으로 보인다.
3. 약을 먹어도 통증이 쉽게 조절되지 않는다.
이 글에서는 사랑니 발치 후 발생했던, 전형적인 드라이 소켓 실제 사례를 포스팅했다.
약 3주간의 사진을 보면서 드라이 소켓의 진행 양상을 살펴보겠다.
Prologue
약 2년 전, 20대 후반의 여성분께서 내원하셨다.
"작년부터 왼쪽 아래 사랑니가 올라오면서 가끔씩만 아픈데, 한 번 봐주세요."
구강내를 보니 사랑니가 옆으로 머리를 반쯤 삐죽 내밀고 있는데,
칫솔이 닿기가 어려운 상황이라 벌써 반쯤 썩어있다.
오랫동안 함께 하기에는 어려워보이는 사랑니.
방치하면, 아래 사진처럼 옆치아까지 스플래시 데미지를 입을 수 있다.
- 참고 사례 : 사랑니 발치와 어금니 신경치료를 한 번에 - 통증/시간 줄이는 동시 치료
| 저렇게 되기 전에 사랑니를 뽑아야 한다 |
그래서 사랑니의 발치를 염두에 두고 엑스레이를 찍어보기로 했다.
진단 : 발치 가능
파노라마를 보니 사랑니 뿌리가 신경관에 아예 붙어있어서,
CT도 찍어보았다.
뿌리의 바로 옆쪽에 신경관이 붙어있고,
| 사진의 보라색 표시선이 신경관 |
사랑니 머리(치관)의 뒤쪽 일부가 뼈에 묻혀있다.
| 사랑니 주변의 뼈가 새하얀 색이다. 무척 단단하다는 의미. |
저렇게 치아의 머리가 뼈에 딱 걸려있으면 저 부분을 조금 잘라내서 빼야할 수도 있는데,
주변의 치조골이 하얗게 단단한 걸 보면 그렇게 될 것 같다.
진단을 마치고 현재 상황을 정리해드렸다.
언젠가는 빼야하는 사랑니로 판단되고, 다소 어려움이 있겠지만 발치 가능하지만,
사랑니 발치에는 신경손상을 포함해 예측이 어려운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고 말씀드리니,
어차피 빼야한다면 이제 빼고 싶다며 발치 약속을 잡고 가셨다.
치료 : 무난한 사랑니 발치
드디어 D-day.
무통마취 후, 마취가 충분히 되었음을 확인.
사랑니에 살살 힘을 주는데, 역시나 사랑니 머리의 뒷통수가 걸려서 잘 안 나온다. 예상대로다.
뒷통수만 살짝 날려버리고 힘을 주니 쏙 빠져나온다.
이 정도면 신경에 자극은 거의 없었을 것 같다.
| 사랑니...였던 것 + 살짝 잘라낸 뒷통수 |
지혈 잘 되시라고 지혈제를 하나 넣고, 잘 꿰매드린 뒤 마무리.
그리고 다음 날 소독하러 내원.
걱정했던 신경손상도 없이 마취도 잘 풀리셨단다. (휴~ 다행~)
통증은 살짝 있지만 참을만하시다고.
그래도 주의사항을 잘 지켜주셔야 한다는 당부 말씀 드리며,
통상적인 드레싱 시행 후, 실 뽑는 약속을 잡아드렸다.
여기까지는 평소대로 순탄하게 잘 진행되었다.
여기까지는.
치료 후 : 드라이 소켓 발생
3일 뒤 연락이 왔다.
이제부터는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환자분의 표현을 "따옴표" 안에 그대로 기록하겠다.
발치 후 4일 째
- "소독받을때까지만 해도 안 부었는데,
그날 저녁부터 붓기 시작하더니, 타이레놀을 먹어도 똑같아요. 밤에 자다가도 아파서 깰 정도에요.
죽도 못 씹을 정도로 아파요. 두유만 먹고 있어요."
- 처치 : 드라이 소켓 의심 소견. 발치 부위를 saline으로 깨끗이 소독하고, 추가 처방 시행.
발치 후 7일 째
- "3일동안은 진통제를 먹어도 아팠는데, 이제는 약을 먹으면 5시간 정도 괜찮아져요.
근데 저녁에 자는 시간에는 약기운이 떨어져서 새벽 3~4시쯤 통증 때문에 깨요.
그래서 타이레놀 먹고 자면 또 괜찮아지고, 또 5시간 지나면 통증이 생겨요.
지금까지 두유만 먹었는데 부드러운 음식 먹어도 괜찮을까요? "
| 저 안에 하얀 색은 노출된 치조골이다. 말 그대로 뼈가 그냥 외부에 드러나 있는 상황. |
- 처치 : 꿰매놓은 실 - black silk는 음식물 등이 붙어서 오염의 원천이 될 수 있으므로 제거 시행.
내부에 하얀 부위를 탐침으로 건드리면 단단한 치조골이 확인됨.
유지놀 거즈 패킹을 고려하였으나,
사랑니 치근이 하치조신경관과 너무 근접해있던 상황이라,
신경이 유지놀 성분에 의한 화학적 손상(chemical burn)을 입을 수 있으므로 유보하였음.
지혈제를 넣고 다시 꿰매는 것도 고려하였으나, 환자분께서 마취를 원치 않으셔서 소독만 시행.
음식물이 고여있지 않도록 집에서 잘 헹구시길 권유드림.
식사를 하셔야 치유에 도움이 되시므로, 부드러운 음식이라도 드시길 권유드림.
발치 후 10일 째
- "비슷해요."
| 저 안에 하얗게 노출된 치조골이 보인다. 노출 부위가 약간은 줄어들었다. |
- 처치 : 발치와 주변 잇몸이 약간 회복되었으나, 발치와 내부 치조골의 노출은 그대로임.
드레싱 시행. 추가 처방 시행.
발치 후 13일 째
- "낮에는 약을 먹으면 완화가 되는데 밤에는 약을 먹어도 완화가 안 되고 통증이 있어요,
온찜질을 하면 조금 나아지는 것 같아요."
| 발치와 입구가 조금 줄어들었다. 치조골에 가해지는 자극도 적을 듯 |
- 처치 : 발치와 주변의 잇몸 회복 확인.
발치와 내부의 치조골 노출 부위 탐침 결과, 얇은 연조직으로 덮이기 시작함. 드레싱 시행. 추가 처방.
발치 후 18일 째
- "통증이 반으로 줄었어요"
| 이제는 치조골이 보이지 않는다. |
- 처치 : 발치와 내부와 외부에서 잇몸의 회복 관찰됨.
노출된 치조골도 완전히 연조직으로 덮임. 드레싱 한 번 더 시행. 추가 처방.
발치 후 21일 째
- "많이 좋아졌어요"
- 처치 : 정상적인 발치와 소견. 마지막 드레싱 시행하고, 3일 처방 시행.
발치 후 26일 째
- 내원은 하지 않고, 해피콜만 시행
- "그때 주신 약 먹고나서는, 약 안 먹어도 안 아픕니다."
드라이 소켓은 발치 후 3일 정도부터 시작되어 2~3주 정도 지속된다고 하는데,
정말 딱 그렇게 지속되었다.
아무튼 이렇게 3주가 넘은 기간을 거쳐, 우리는 가까스로 드라이 소켓에서 해방되었다.
차트에는 적혀 있지 않지만, 환자분의 표현을 빌자면
통증이 심할 때는 자다가 너무 아파서 엉엉 울었다고 하신다.
그 말을 들으면서 참 송구스럽고 마음이 너무 아팠다...
Epilogue
그래서 이번 기회(?)에 드라이 소켓에 관련된 사항들을 정리해봤다.
드라이 소켓이 생기는 이유
간략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발치 이후 거즈를 제대로 물지 않거나, 빨대 사용 등으로 혈병이 탈락. (피떡이 안 생김)
2. 세균성 감염으로 치유 지연
3. 수술부위 심한 골삭제로 치조골 손상
4. 흡연 (제일 흔하지만, 의외로 또 멀쩡하신 분들도 많으심)
5. 경구 피임약 복용 (여성분들 주의)
6. etc : 방사선 치료 환자, 관련 전신질환 (파제트 병 등)
그리고 원인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원인이 애매하다는 의미도 된다.
이 케이스에서는 어떤 경우에 해당하는지 되짚어봤다.
1. D+1 사진을 보면 혈병이 탈락할 만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다.
- 환자분께서도 거즈 물기, 빨대 자제 등의 주의사항은 잘 지켰다고 말씀하셨다.
2. 약을 잘 챙겨드셨고, 구강내 위생도 양호하셨으니 감염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고..
3. 치조골 삭제는 아예 하지 않았으니, 상관 없고..
4~6. 흡연이나 경구 피임약 복용 여부는 실례가 될 것 같아서 여쭤보지 못했다.
- 그런데 조금 후회가 된다. 실장님을 통해서라도 조심스럽게 여쭤볼 걸 그랬다.
결국 이번 케이스에서 드라이 소켓 발생의 명확한 원인을 알 수 없었지만,
발치와 관련해서 조금 더 세심하게 챙겨야 될 부분들은 알 수 있었다.
드라이 소켓이 발생하면...
드라이 소켓의 통증은,
발치한 부위의 뼈가 피떡으로 덮이지 못하고 외부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다.
그래서 노출된 뼈가 잇몸으로 다시 덮이면 통증이 감소하는데 이 기간이 대략 3주다.
그래서 예전에는 발치 부위를 긁어내고 피를 내서 혈병(피떡)이 다시 생기게 해주기도 했지만,
요새는 재감염의 위험이 있어서 특별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그렇게 하지 않는다.
그래서 요새는 노출된 치조골에 지혈제 등을 덮어서 다시 잘 꿰매주는 식으로 대처한다.
아래 링크된 포스팅은 경증의 드라이 소켓 의심 소견이었던 케이스다.
| 참고글 : 사랑니 발치와 어금니 신경치료를 한 번에 - 통증/시간 줄이는 동시 치료 |
하지만 본문의 케이스는 가능하면 발치 부위에 자극을 원치 않으셔서, 이렇게 해드릴 수 없었다.
다른 방법으로는,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유지놀 성분을 거즈에 적셔서 발치와 부위에 넣어주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유지놀 성분은 연조직에 화학적 손상(chemical burn)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본문의 케이스처럼 하치조신경에 치아의 뿌리가 근접한 경우에는 위험할 수 있다.
통증을 줄이려다 신경에 손상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P.S
발치 후 발생하는 무서운 합병증 - 드라이 소켓은 통계적으로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다.
구강위생이 엉망이고 관리를 안 해도 무사할 수 있고 - 심지어 안 꿰매놔도 무사할 수 있다!
본문의 케이스처럼 깔끔하게 관리를 해도 생길 수 있다.
그러니 술자와 환자 모두 꼭 필요한 처치에 최선을 다하고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드라이 소켓은 시간이 지나면 낫는다.
하지만 사랑니 옆 어금니의 뿌리충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진다.
| 참고글 : 어금니가 썩은 게 사랑니 때문? feat. 발치 위기를 신경치료로 극복한 2개 어금니 |
그래서 드라이 소켓이 두렵다고 사랑니 발치를 미루는 것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심한 드라이 소켓은 십 년간 한 두 케이스 볼까 말까지만,
사랑니 옆 어금니의 충치 케이스는 매년 몇 케이스씩 보기 때문이다.
빼야 할 사랑니는 늦지 않게 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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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사랑니 발치, dressing
치료기간 : 2024.03.29 ~ 2024.04.26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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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아래 링크로 문의 주세요
p.s 이 포스팅은 2026년 2월 5일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관련 사례 링크 및 사진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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