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염증이 상악동까지 퍼져서 발치해야 된대요" feat. 신경치료 1년 뒤 완치 확인 케이스


"뿌리염증이 상악동까지 퍼져서, 신경치료해도 잘 안 나을 거래요. "


위쪽 어금니에 뿌리염증이 생기면, 일찌감치 발치를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치근에 맞닿은 상악동까지 염증이 퍼지면, 통증도 심해지고 치료 후 경과도 좋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발치 결정을 너무 서두를 필요는 없다. 

멸균에 각별히 신경 쓴 신경치료만으로도 뿌리염증과 상악동염 둘 다 잘 치유되는 경우가 더 많다. 



Prologue 

앞니가 깨져서 내원하신 30대 남성 신환분. 

진단을 위해 찍은 엑스레이에서 어금니 뿌리염증이 발견됐다. 

#27 치아의 뿌리염증과 치성 상악동염을 확인한 파노라마 사진과 구강내 사진


앞니의 치료 상담이 끝나고, 어금니에도 문제가 있는 듯하다고 조심스레 얘기를 꺼냈더니, 

그 치아는 이미 작년에 타치과에서 발치 판정을 받았던 치아라고 말씀하셨다. 


"뿌리에 염증이 있는데 상악동까지 다 퍼져서, 그냥 발치하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아프면 뽑으려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요."


뿌리염증이 상악동까지 퍼졌다고 해서 발치를 해야한다니... 포기가 너무 빠른 것 아닌가 싶다. 

게다가 이제 겨우 30대이신데 임플란트는 너무 이르지 않은가. 

환자분과 말씀을 더 나누다 보니, 

치료를 해도 어차피 예후가 좋지 않다는 말씀을 듣고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신 듯했다. 

환자분도 내심 치아를 뽑기 싫은 마음에 발치를 미루고 계셨던 것 같다. 



진단 :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발치 위기 어금니를 살려쓸 수는 없을지, 다시 한 번 진단해보기로 했다. 


간절한 마음으로 찍어본 CT. 

하지만 3차원 사진으로 확인한 내부 상태는 역시나 심각하다. 

뿌리염증이 주변 잇몸뼈를 녹이며 커지다가, 상악동의 바닥까지 뚫어버렸다. 

위쪽 어금니 뿌리염증이 상악동저를 뚫어버린 CT 사진


상악동 염증의 심각성은 반대편과 비교해보면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상악동은 공기로 차 있어서 엑스레이에서 까맣게 보여야 정상인데, 

사진의 왼쪽은 건강한 상악동의 모습이지만, 오른쪽은 염증과 고름으로 가득차서 회색으로 보인다. 

좌우 상악동을 비교해서, 좌측 상악동염을 확인한 CT 사진
문제의 어금니는 사진의 오른쪽


게다가 다른 각도로 보면, 뿌리 주변 잇몸뼈가 상악동 바닥까지 싹 다 녹아있다. 

이렇게 녹아버린 치조골이 다시 차오르기는 무리라고 판단하여 발치 판정이 나온 듯하다. 

상악 대구치 치근단염증이 주변 치조골을 녹여 상악동 바닥이 뚫린 CT 사진


하지만 이 정도로 발치를 결정하기는 아직 이르다. 

- 뿌리에 금이 갔거나 천공이 확인되지 않았고, 

- 치아가 심하게 흔들릴 정도의 치주염이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위의 두 가지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염증의 근원인 신경관 내부의 세균만 확실히 제거해서 치아를 살려쓸 수도 있다. 

👉 비슷한 사례 : 그냥 놔둬도 된다던 뿌리염증, 상악동 터지기 직전에 살려낸 케이스 feat. 재신경치료 후 2년 경과


성공을 장담할 수는 없지만, 

아직 살아날 가능성이 있는 치아를 미리 뽑을 이유는 없다고 말씀드리니, 

환자분께서는 무척이나 반가워하시며 기꺼이 신경치료에 동의하셨다. 

깨진 앞니 치료 상담에서, 발치 위기의 어금니 뿌리염증 치료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치료 : 이게 과연 치유될까...

무통 마취 후, 러버댐을 걸고 신경치료를 시작. 

신경관의 입구에 도달하자마자 고약한 악취(foul odor)가 확! 풍긴다. 

신경치료를 위해 치수강을 개방하자 고약한 악취(foul odor)가 난다


치수강에서부터 신경관까지 심각하게 오염된 상태. 

세균에 감염된 잔사들을 제거하면서 신경관의 입구를 확인한다. 

신경치료를 위해 치수강의 오염된 조직들을 제거


플라즈마 조사와 초음파 세척을 반복, 

악취가 다소 줄어드는 선에서 첫날 치료를 일단락 짓는다. 


그리고 1주 뒤에 2회차 신경치료를 위해 내원하신 환자분. 

"치료 받고 이틀 뒤부터 아파갖구, 그때 처방해주신 약을 먹었더니 나아졌어요." 

워낙 오래묵은 만성 염증인지라 경증의 flare up 이 왔었던 것 같다. 

그래서 본원에서는 심한 뿌리염증을 신경치료 할 때는 대부분 약처방을 해드린다. 


오늘도 무통 마취 후 임시재료를 제거하니, 

지난번에 열심히 치수강을 세척한 덕분에 다소 깨끗해진 모습. 악취도 거의 다 사라졌다. 

조금 깨끗해진 치수강을 확인하고 신경치료를 이어서 진행하는 구강내사진


뿌리끝까지 열심히 기구를 넣어 플라즈마를 조사하고 초음파 세척을 반복하고, 

신경관에 넣었던 paper point가 깔끔하게 나오는 것을 확인 후 근관을 충전하며 신경치료 마무리.

근관충전 후 찍은 PA 사진

신경치료에 플라즈마를 사용하면서 심한 뿌리염증의 신경치료라도 2회를 넘기는 일이 드물다. 

심한 뿌리염증이라도 굳이 여러 번 진행할 필요는 없다. 


이렇게 치아 내부 멸균이 끝나면, 치아의 외부를 보강할 차례다.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바로 넘어갈 수도 있지만, 

워낙 발치 위험성이 높은 치아인지라 pmma 크라운을 제작했다. 

강화 플라스틱 재질의 pmma 크라운은 3~4개월 정도 어금니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신경치료 후 레진코어를 하고 pmma 크라운을 셋팅
혹시 모를 재치료를 대비해, 어금니 레진코어는 가능하면 파란색을 사용함


이제 3개월 뒤에 오셔서 CT 찍고 경과를 체크하되, 

그 전에라도 갑자기 아파지거나 pmma 크라운이 깨지면 바로 연락을 달라고 말씀드렸다. 


.... 그리고 1년이 지났다.



경과 체크 : 왜 이렇게 늦게 오셨어요...

그동안 경과 체크 연락도 드렸는데 왜 이렇게 늦게 오셨냐고 여쭤봤더니, 

계속 바쁜 일이 있어서 내원을 미루셨는데, 

마침 하나도 안 아프고 크라운도 너무 편해서 큰 걱정은 안 하셨다고 한다. 

걱정은 나만 했나보다.. ㅜㅜ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찍어본 CT, 결과는 놀라웠다. 

뿌리 주변으로 녹았던 잇몸뼈가 온전히 잘 회복되어 깨끗하게 채워졌다. 

신경치료 1년 뒤 찍은 CT에서 치근단 염증의 확실한 치유를 확인한 치료 전후 비교 사진
뿌리 주변의 검은색 염증이 하얀색 뼈로 치유됨


개통됐던 상악동의 바닥뼈도 잘 치유되어 폐쇄됐고, 

뿌리염증이 치유되면서, 뚫렸던 상악동 바닥뼈가 다시 막힘을 확인한 치료전후 비교 CT
뿌리염증이 열어놓은 상악동 바닥이 다시 닫힘


덕분에 상악동의 염증도 상당히 감소했다. 

신경치료 1년 뒤, 치성 상악동염의 치유를 확인한 치료 전후 비교 CT
사진의 오른쪽, 치료 받은 치아 주변의 회색 염증이 상당부분 감소했다.


이 정도면 이제 발치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다고 말씀드린다. 

사용 한계를 초과한 pmma 크라운을 제거하고, 치아를 다시 손봐서 구강스캔 하고, 

일주일 뒤 깨끗하고 단단한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교체했다. 

pmma 크라운 제거 후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교체
pmma 크라운을 오래 쓰면 경계부 누수가 생길 수 있음 (왼쪽 사진)


이렇게 치료 기간은 짧았지만, 경과 체크 기간은 길었던 치료를 마무리 했다. 



치료 요약

뿌리염증으로 상악동 바닥이 뚫려서 발치 대기 중이었던 위쪽 어금니.

치근단염과 치성 상악동염이 신경치료 1년 뒤에 잘 치유된 치료 전후 비교 CT 사진

- 멸균에 각별히 신경 쓴 신경치료로 뿌리염증이 잘 치유되면서 손실된 상악동 바닥뼈 회복. 

- 원인 세균이 줄어들자 상악동염까지 같이 잘 치유됨. 



Epilogue

위쪽 어금니의 뿌리염증은 조금 특별합니다. 

상악동이라는 해부학적 구조물과 가깝다보니, 상악동염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생긴 치성 상악동염은

- 주변 치아들의 통증까지 유발하기도 하고, 

- 신경치료 후 뿌리염증의 치유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다보니 심한 상악동염이 동반된 뿌리염증은 일찌감치 발치를 고려하게 됩니다. 


하지만 발치를 너무 빨리 결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 치근의 파절이나 천공이 확인되지 않고, 

- 심한 치주염으로 치아가 흔들리는 상황이 아니라면, 

멸균에 특별히 신경쓴 신경치료로 잘 나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참고글 : 위쪽 어금니가 상악동 바닥을 완전히 뚫었지만 잘 치유된 유사 케이스

링크 : 위쪽 어금니 뿌리염증이 더 위험한 이유 feat. 치성 상악동염 재신경치료 2년 완치 사례


이 긴 글을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뿌리염증과 상악동염이 너무 심해 일찌감치 발치를 권유받았거나 고민 중이실 수 있습니다. 

아직 발치를 결정하지 않으셨다면, 

내 치아를 살려 쓸 수 있는 기회가 없는지 한 번 더 꼼꼼히 점검받아 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지금까지 보신 실제 사례들처럼, 

신경관 내부의 원인 세균만 온전히 제거해준다면, 

뿌리염증과 함께 뚫려버린 상악동 바닥뼈까지 잘 치유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중한 내 자연치아를 너무 빨리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 진료 안내 및 일정 문의는 아래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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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재)신경치료, 레진코어, 크라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치근 파절, 염증 재발 및 발치

치료 기간 : 2025.08.08 ~ 2025.08.28 / 2026.09.11 ~ 2026.09.18

경과 체크일 : 2026.09.03 (pmma 경과체크 기간 : 약 1년)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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