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에 생긴 뾰루지, 7개월 동안 놔뒀더니... feat. 누공이 2개, 플라즈마 신경치료


잇몸에도 뾰루지가 생긴다. 

이건 짜기도 어렵고, 터뜨려도 다시 생기고, 약을 먹어도 안 없어진다. 

그 원인이 치아의 뿌리 내부에 있기 때문에, 신경치료를 해야 없어진다. 

 - 참고글 : 뿌리염증 + 잇몸 뾰루지 - 진단에서 치료까지 feat. 플라즈마 (재)신경치료 (click)


보기에는 무서워(?)보여도, 늦지 않게 잘 치료하면 잘 낫는다. 

치료 전-후 비교 움짤. 치료할 때, 잇몸은 하나도 안 건드렸다. 


잇몸에 뾰루지가 생기면, 

어느 정도 경과를 지켜보다가 치과에 오시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엄청난 참을성으로 버티시다가, 뾰루지가 하나 더 생기고 나서야 치과에 오시는 분도 계신다. 

이번 포스팅은 이렇게 잇몸에 뾰루지가 두 개나 생겼던 케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Prologue


20대 초반의 여성분, 

"잇몸에 뭐가 튀어나온지는 7개월쯤 됐는데, 치과가 무서워서 미루다가 이제 왔어요."


많이 참으셨네... 생각하면서 가리키신 치아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헉! 소리가 튀어나왔다. 

커다란 잇몸 뾰루지가 어금니 양쪽으로 튀어나와 있다. 

어금니 양쪽에 생긴 잇몸 뾰루지, 누공, 뿌리염증
왼쪽이 혀쪽, 오른쪽이 뺨쪽

옆에서 보면 아주 심각하다. 

치아 양쪽에 생긴 잇몸 뾰루지, 누공, 고름주머니


이렇게 잇몸이 붓고 뾰루지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치아 또는 잇몸인데... (click)

어느 쪽이든 이렇게 잇몸에 생긴 뾰루지는, 치아가 보내는 간절한 구조신호다. 

그래서 잇몸에 뾰루지가 보이면 얼른 치과에 와야되는데, 

많이 아프거나 불편한 게 아니면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기 쉽다. 

그러면서 뿌리염증은 점점 커지고, 발치 위험도 그만큼 늘어난다. 


진단 : 치아? 잇몸? 

파노라마에서 보면, 혹시 치근파절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 

잇몸 뾰루지, 파노라마 사진, 누공, 뿌리염증

뿌리염증 확진을 위해 CT도 찍어보니, 다행히 치근 파절은 아닌 듯하다. 

양쪽에 생긴 잇몸 뾰루지, 뿌리염증, CT
짝다리를 짚은 듯한 자세의 뿌리. 심하게 휘어진 신경관. 

뿌리염증이 주변 치조골을 녹이면서 고름이 차서 양쪽으로 뿜어져나오는 중이다. 


진단은 치수괴사로 인한 뿌리염증. 

1. 치아에 동요도가 없고, 

2. 치근파절의 증거가 없으며, 

3. 심한 치수염이 동반되지 않았으므로 

서둘러 발치하기 보다는, 신경치료로 치유를 도모해 볼 수 있다고 판단된다. 

하지만 워낙 심한 뿌리염증이라, pmma로 경과를 지켜보고 수술적 치료 여부를 결정하기로. 



치료 : 플라즈마 신경치료 + pmma 크라운


치료 직전. 

무통 마취 후, 뺨쪽의 뾰루지와 모니터의 CT를 차례로 한 번씩 본다. 하아...

잇몸 뾰루지, 뿌리염증, CT, 누공

어깨가 무겁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야지. 


뿌리가 많이 휘어있긴 했지만, 플라즈마 덕분에 2회만에 신경치료를 마무리했다. 

뿌리염증, 플라즈마 신경치료, 근관충전, 누공
뿌리 4개가 다 막 이렇게 휘어갖구 힘들었음 ㅜㅜㅜ

염증이 심하다고 신경치료를 여러번 해야하는 건 아니다. 

뿌리끝이 깔끔하게 멸균되면, 신경치료를 마무리 할 수 있다. 

신경치료에 플라즈마를 사용하면서 2회를 넘기는 경우가 거의 없다. 재신경치료도. 


빠른 진행을 원하셔서 4일 뒤, pmma 제작을 위해 내원하셨는데, 

불과 4일만에 뾰루지가 많이 줄어들었다. 

잇몸 뾰루지, 누공, 뿌리염증, 신경치료, 치유 양상
혀쪽의 뾰루지는 거의 다 사라짐


용기를 얻어 레진코어 후 치아를 다듬고 구강스캔. 

다시 3일 뒤 pmma를 셋팅하고 체크하는데, 그 사이에 더 착해진 뾰루지. 

잇몸 뾰루지, 누공, 플라즈마 신경치료, 치유 양상
혀쪽의 뾰루지는 깔끔해짐



좋은 예감이 든다. 

이제는 찬찬히 경과를 체크할 차례. 

시간이 흘러, 한달이 지났다. 



한 달 뒤 경과 체크. 

뾰루지 재발 없고, 뿌리염증도 살살 낫는 중이다..

잇몸 뾰루지, 뿌리염증, 신경치료, 치유 확인, CT


다시 시간이 흘러, 세 달 체크. 

다행히 뿌리염증도 훌륭하게 치유되었다. 

잇몸 뾰루지, 뿌리염증, 신경치료, 치유 확인, CT


이제 pmma를 제거하고, 살짝 치아를 다듬은 뒤 재스캔해서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교체. 

치료를 마무리 한 뒤, 정기검진 때마다 꼭 오시라고 당부드린다. 

이제는 치과가 그렇게 무섭지는 않아서, 열심히 검진받으러 오시겠다고 하셨다. 



치료 요약 :  잇몸 뾰루지, 뿌리염증 둘 다 잘 나음

 - 잇몸의 뾰루지는 좀 빨리 치유가 되고, 

잇몸 뾰루지, 누공, 플라즈마 신경치료, 치유, CT
보통 1주일이면 줄어든 뾰루지가 확인됨



- 뿌리염증은 좀 시간이 걸림. 

잇몸 뾰루지, 뿌리염증, 플라즈마 신경치료, CT, 치유
보통 CT로 치유를 확인하려면 두 달 이상 걸림


다행히 어린 여학생의 소중한 치아를 보존할 수 있었지만, 

여기서 더 늦었으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epilogue

이런 일이 벌어진 원인은 뭐였을까? 


환자분의 말씀에 따르면, 

- 해당 치아는 오래 전 깊은 충치의 치료를 받은 적이 있었고

- 치료 받고나서도 한참 아프다 말다를 반복했는데 특별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고, 

- 그러다 어느 순간 괜찮아져서 나은 줄 아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 때의 경험이 너무 힘들어서, 이후에는 치과를 잘 가지 않으셨다고....)


구강카메라와 CT를 보면, 당시 엄청 깊은 충치를 레진으로 치료했던 흔적이 보인다.  

뿌리염증, 누공, 잇몸 뾰루지, 원인, 깊은 충치 치료
왼쪽사진 : 레진 충전 흔적 / 오른쪽 사진 : 신경에 거의 닿은 레진


결과론적인 얘기지만, 

아프다 말다 반복되던 증상은 가역적 치수염에서 비가역적 치수염으로 넘어가던 중이었고, 

괜찮아져서 나은 줄 아셨지만 치수괴사로 넘어가면서 신경이 기능을 상실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왼쪽부터 : 가역적 치수염 - 비가역적 치수염 - 치수괴사


치수괴사가 진행되면 뿌리에 염증이 커지면서 주변 뼈를 녹이는데,  

내향적인 치아는 증상없이 묵묵히 염증을 키우기 때문에, 이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click)

그나마 이렇게 뾰루지를 보여주며 살려달라고 외치는 외향적인 치아가 고마운 거다.(click) 

이렇게 고마운 치아의 헬프요청을 듣게 된다면, 미루지 말고 얼른 치과로 오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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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신경치료, 레진코어, 크라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 2025.03.25~ 2025.07.10

pmma 경과 체크 기간 : 약 3개월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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