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출국인데, 치아사이에 심한 충치 발견 feat. 인접면 레진 치료
고맙게도, 우리 치과에는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이 많이 찾아주신다.
한국에 들어오셨을 때를 이용해서, 검진도 받고 필요한 치료도 받고 가신다.
이 분들의 치료 계획을 세울 때 중요한 것은 뭘까?
제일 중요한 것은 당연히 정확한 진단이고,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바로 제한된 시간이다.
출국 일정에 맞춰서,
최대한 변수가 없이 치료를 마무리 해야 하기 때문이다.
Prologue) 치아에 멍(?)이 들었음
얼마 전, 가족 분의 소개로 본원을 찾아주신 40대 여성분.
"한국에는 1년에 한 번 정도 들어오는데, 이틀 뒤에 출국해요."
평소 불편한 점이 없다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스켈링 정도 받으러 오셨다고 하신다.
그런데, 띠로리... 스켈링 도중에 멍든 치아를 발견.
이렇게 치아가 멍든 것처럼 어둡게 비쳐보인다면, 상당히 깊은 충치다. (click)
본인의 눈으로는 확인이 어려운 부위라서, 시림이나 통증이 없으면 스스로 발견이 어렵다. |
참고로, 인접면 충치는 발견이 어려워서, CT나 바이트윙 등으로 진단해야할 때가 많은데 (click)
이렇게 인접면 우식이 맨 눈으로도 확인된다면, 진단 과정의 수고를 덜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충치가 깊다보니, 신경치료의 위험성이 높다.
이대로 출국하기에는 너무 심한 충치. 하지만 남은 시간은 이틀.
가능하면 본원에서 치료를 원하셔서, 당일 치료가 가능한 인접면 레진으로 치료 계획을 정했다.
만에 하나, 치료 후에 치수염이 생긴다면 신경치료부터는 해외에서 진행하시기로 하셨지만,
그렇게 되면 나도 마음이 아플 것 같아,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 먹는다.
치료 1 : #13 먼저
무통 마취 후, 교합점을 체크한다.
교합점을 보니, 저 부위로 음식이 많이 꼈던 것 같다. |
탁한 부위를 살짝 뚫고 들어가자마자 검은 충치가 모습을 드러낸다.
저 검은 충치가 비쳐서 멍든 것처럼 보이게 된다 |
조심조심 충치 제거를 이어간다. 놓치는 부분은 없는지, 사진을 찍어가며 확인.
여기서 잠깐!
인접면 충치를 치료할 때는, 항상 옆치아의 맞닿는 면의 충치를 확인해야 한다.
#14의 충치는 원래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니 법랑질이 다 깨질 정도로 심한 충치다.
저렇게 될 때까지, 시림이나 통증이 전혀 없었다는 거. |
일단 #13의 치료를 이어간다.
깊은 곳은 spoon excavator와 sonic flex 사용, 바닥까지 단단하고 깨끗하게 제거 확인 후,
MTA로 바닥을 덮어 치수를 보호하고,
표면이 살짝 거칠지만, 나중에 한꺼번에 폴리싱 할 예정 |
이렇게 #13의 치료가 먼저 마무리 됐다.
이제 #13의 완성된 면에 맞춰서 #14의 치료를 이어간다.
치료 2 : #14 이어서
#14도 충치 제거를 시작해보니, 엄청 깊다.
멍든 색깔은 #13이 더 진했지만, 깊이는 #14가 더 깊은 듯...
법랑질을 뚫고 들어가면 상아질부터 충치가 넓어진다. |
마찬가지로, 깊은 곳은 수기구(spoon excavator)와 초음파 기구(sonic flex)로 살살 정리..
치수 근처는 MTA 로 간접치수복조.
팔로덴트(palodent) 장착 후, 인접면 레진 수복.
그리고 교합 조정 후, 폴리싱까지.
하루만에 양쪽 인접면 충치 치료는 잘 마무리 되었다.
다행히 중간에 신경이 노출된다든가 하는 사태는 벌어지지 않았지만, 안심할 수는 없다.
치수가 유난히 크다든가.. 잔신경이 많은 경우에는, 깊지 않은 충치도 치료 후 치수염이 올 수 있다.
최소 일주일은 경과를 봐야 하는데, 이틀 뒤 출국 예정.
그래도 저녁 때 마취가 풀리셨을 때 쯤, 전화연락을 드려본다.
"마취는 다 풀렸는데, 찬물 마셔도 괜찮고 별 다른 이상은 없어요. 감사합니다."
다행히도 괜찮으신 것 같지만, 혹시라도 불편감이 생기면 카톡 플친으로 연락 달라고 말씀드리며,
해당 부위는 치실로 각별히 관리해달라는 당부도 해드렸다.
내년에 한국 오실 땐, 조금 더 여유있게 내원하시기로...
치료 요약
- 맞닿은 양쪽 인접면 충치, 이틀 뒤 출국인데 다행히 잘 치료됐음.
epilogue)
시간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의 치료는 아무래도 조금 조심스럽다.
꼭 해외 거주하시는 분들이 아니더라도,
급하게 해외 파견 근무가 생긴다든가.. 큰시험을 앞두고 갑자기 아파진다든가.. 해서,
치료에 시간제한이 있는 경우들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럴 때는 제한된 시간에 맞춰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래도 다행히, 촉박한 시간 때문에 크게 고생을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충치 치료나 파절 수리는 가능하면 삭제량이 적은 레진으로 당일에 치료를 완료하고,
구강스캐너 덕분에 인레이나 크라운도 프렙 후 3일이면 셋팅이 가능하며,
(재)신경치료는 플라즈마 장비 덕분에 2회를 넘기는 일이 드물다.
다만, 조금 변수가 있는 치료 계획을 세웠을 때.. 예후를 충분히 지켜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치료 후 불편감은 일찍 나타나기도 하지만, 다소 뒤늦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그럼 중요한 순간에 곤란해질 수도 있다.
뭐든 그렇지만, 치과도 조금 여유있게 오시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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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인접면 레진치료, 간접치수복조술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신경치료, 레진파절
치료기간 : 2025.08.08(당일치료완료)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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