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러진 치아, 임플란트 대신 포스트로 살리기 feat. 뿌리만 남은 어금니 8개월 예후
최종수정일 : 2026.03.31 - 치료 후 8개월 예후 사진 추가
치료 마지막 날.
힘들었던 치료의 끝이 보인다.
마지막 단계인 크라운 셋팅을 위해 임시치아를 포셉으로 잡는다.
살살 달래가며 조심조심 힘을 주는데, 갑자기 똑! 소리와 함께 치아가 뿌리로 변해버렸다.
| 본문의 예고편 |
이건 누가 봐도 발치 후 임플란트가 예상되는 상황.
하아.. 이걸 어떻게 살려내지...
2년의 방심이 부른 대참사.
포스트까지 동원해야 했지만
8개월 뒤에도 건재한 어금니의 해피엔딩에 대한 기록을 시작하겠다.
Prologue
이 케이스의 주인공은, 어릴 때 우리 옆집에 사셨던 동네 어르신이시다.
개원 후 꾸준히 치과를 찾아주시는데, 일부러 멀리서 찾아주시는 고마운 분.
그런데 주로 불편할 때만 오신다.
2023년 2월 20일 : D - 2년 전
"요새 왼쪽 위에가 물 마시면 조금 애려..."
"어? 이거 치아의 목부분이 패여서 음식물이 고여갖구 썩기 시작했어요."
뭐라도 떼우셔야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렸으나, 괜찮다고 스켈링만 받고 가심.
2024년 5월 21일 : D - 1년 전
스켈링 받으러 내원하셨는데, 그 치아의 충치가 더 심해졌다.
"지난번에 왼쪽에 애리시다는 거, 더 심해진 것 같은데.. 이거 이제는 치료 받으셔야겠어요."
"아플 때까지 버텨볼게, 내가 살면 얼마나 더 살겠어."
의료보험이 적용되는 GI라도 떼우실 것을 권유드렸으나, 다음에 하시겠다고 말씀하심.
2025년 6월 26일 : D day - 참사 발생
평소와 다르게, 예약도 없이 갑자기 오셨다.
"그때 거기가 아파..."
| 잇몸부터 얼굴까지 땡땡 부어서 오셨다.. ㅜㅜ |
아이고 어르신.....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치아의 목부분 - 치경부 우식으로 어금니가 부러지기 직전이고,
퉁퉁 부은 잇몸을 보니 치수가 이미 죽은 지 오래돼서 뿌리에 염증까지 생긴 상태다.
그때 더 강하게 말씀드릴걸.... ㅜㅜ
치료 :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아야 됨
치료방법은 똑같다 - 신경치료 + 레진코어 + 크라운.
그런데 그 과정에 험난함이 예상된다. 치아가 부러질 것 같다.
이 부분은 치료가 끝날 때까지 계속 신경써야 한다.
D - day : 원데이 신경치료, 부분 레진코어
그래서 무통 마취 후, 상한 부분의 제거부터 시작한다.
충치 제거 과정을 왼쪽부터 오른쪽 사진으로 정리해봤는데,
| 그래도 저거라도 남겨보겠다고 신경을 많이 썼다..ㅜㅜ |
치아의 뼈(?) 껍질(?)만 앙상하게 남아서 조금 이상한(?) 모양이 되어버렸다.
일단은 저 상태에서 어떻게든 신경관을 찾아, 하루만에 신경치료를 마무리.
당일발수근충을 완료했다.
이럴 때 플라즈마가 있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을 한다.
| [클릭] 플라즈마 신경치료가 궁금하시다면? |
근데 이대로 집에 가시면 물 마시다가도 부러질 것 같아서,
삭제된 부분만 레진으로 긴급 수복했다.
| 왼쪽 : 부어있는 잇몸 // 오른쪽 : 실러가 조금 넘쳤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 녹는다. |
D + 7 days : 레진코어, 크라운 프렙
다행히도 신경치료 후 잇몸의 붓기는 상당히 가라앉으셨다.
이제 신경관 접근 부위에 조심조심 레진코어로 내부를 다지고, 크라운 프렙 후 구강스캔.
치아의 남은 부분이 너무 없다보니, 잇몸을 조금 잘라냈다.
이래야 크라운이 치아를 감싸서 잘 붙어있을 수 있다. (페룰 - ferrule 효과)
| 오른쪽 사진을 보면, 오렌지색 부분이 간신히 남아있는 치아부분이다. |
잇몸이 아프실 수 있어서 약을 처방해드렸다.
D + 9 days : 두 번째 참사 발생
우리 치과는 2~3일만에 크라운 제작이 가능하다보니, 최대한 빨리 셋팅일을 잡았다.
그 사이 부러질까봐 걱정이 됐지만, 다행히 반대편으로만 식사해서 괜찮으셨다.
반짝반짝 만들어진 지르코니아 크라운을 준비하고, 셋팅을 위해 임시치아를 벗기는데..
똑! 어라? 힘없이 부러지는 어금니...... 뿌리만 보인다.
| 머릿속이 하얘짐 |
잠시 생각을 정리해봤다.
- 지금 안 부러지고 셋팅이 됐으면, 조만간 식사하시다가 부러졌을 거고..
- 그러면 삼키셨을 수도 있고, 안 삼켜도 또 내원을 하셔야 했으니..
차라리 지금 부러진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이걸 살려 쓸 수 있느냐다.
어르신을 앉혀드리고 자초지종을 설명드린다.
"내가 살아야 얼마나 산다고, 그냥 뽑지 말고 밥만 먹게 해줘.."
(대충 살려쓰고 싶다는 말씀)
살려야 한다!
방향이 정해졌으니, 빠르고 확실한 실행이 필요.
이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평소 잘 안 쓰던 포스트(post)를 넣고, 잇몸도 더 아래까지 절제했다.
내가 포스트(post)를 별로 안 좋아하는 이유는 뿌리가 약해지기 때문인데,
- 참고글 링크 : 포스트 제거 후 플라즈마 재신경치료 후기 feat. 포스트 제거 과정 (click)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부득이한 경우에는 포스트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추가로 잇몸도 한층 더 아래까지 다듬어서, 크라운이 치아를 더 많이 감쌀 수 있게 했다.
다른 말로 페룰(Ferrule)을 확보한다고 하는데,
이렇게 해야 크라운이 레진말고 치아를 감싸면서 단단하게 붙어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D + 11 days : 치료의 일단락
역시, 제일 빠른 제작 일정으로 이틀 뒤 크라운 셋팅 약속을 잡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임시치아를 제거.
다행히 잘 제거됐다.
다시 보니, 확실히 지난번보다 잇몸이 더 많이 정리된 모습이다.
| 그래도 그 덕분에 페룰(ferrule)을 더 확보할 수 있었다. |
크라운을 살짝 껴보는데, 잇몸에 닿으니까 조금 아파하신다.
"어쩔 수 없이 잇몸을 잘라서 그래요. 이거 잇몸 진정되시려면 2주 정도 걸리실 거에요."
"그럼 참아야지."
무사히 크라운을 셋팅하고 교합조정까지 완료.
헐어있는 잇몸에 조금 마음이 송구했지만,
살을 주고 뼈를 취해야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 오른쪽 사진을 보면 잇몸이 많이 헐어있다. |
이제 조심조심 부드러운 것 위주로 식사하시면서 경과를 지켜보시기로 했다.
배웅해드리는 길에,
단단한 거 드시면 부러질 수 있으니 힘줘서 식사하는 건 자제해달라고 당부를 드렸다.
"응, 알았어. 수고했네~" 손을 흔들며 나가셨다.
그리고 한동안 오지 않으셨다.
그리고 8개월 뒤 : 해피 엔딩
진료실에서 진료를 일단락 짓고 일어서는데, 데스크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린다.
어르신이 오셨구나.
약속도 없이 갑자기 오셨다면, 어딘가 불편하시다는 건데.. 그 치아가 부러진 건 아닐까...
티내지 않고 느린 걸음으로 데스크에 간다.
"왼쪽 위에는 좀 어떠셨어요?"
"어, 거긴 괜찮아. 오늘은 다른 데가 불편해서 왔어."
다행이네요..
8개월이 지난 현재,
다듬었던 잇몸은 완전히 다 회복되었고 뿌리염증도 재발없이 잘 나아있었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오셨던 불편한 부위는 또 다른 이야기에서 소개하겠다.
치료 요약 : 뿌리만 남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 심한 뿌리염증도 다행히 잘 나으심.
- 8개월 경과체크 상태 양호하심.
epilogue : 방심이 부른 비극 - 그래도 더 늦기 전에...
가끔씩 이렇게 치료를 미루다가 큰일이 터지곤 합니다.
그러면 제가 조금 더 강하게 치료를 권유드렸어야 하는데.. 하는 자책을 하기도 합니다.
제 MBTI 성향상(F) 치료 계획에 환자분의 상황과 의견을 최대한 존중하려다 생기는 일입니다.
- 참고글 : 어금니 양쪽으로 생긴 치아사이 충치 - 인접면 레진으로 가능? feat. F성향 치료 계획
하지만 의사는 치료를 제안할 수는 있어도, 강요할 수는 없습니다.
선택은 환자의 몫이고,
그 결정을 존중하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술자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뿌리만 남은 치아를 보여드리며 '이제는 발치를 하셔야겠다'고 말씀드릴 수도 있었지만,
한 번 더 여쭤봤습니다. 어떻게 하고 싶으세요.
"그냥 밥만 먹게 해줘"
돌려서 말씀하셨지만, 그래도 내 치아를 더 쓰고 싶다는 말씀.
물론, 전혀 가망이 없는 치료를 억지로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치아는 희망을 걸어볼 두 가지 근거가 있었습니다.
1. 치주 상태 : 뿌리가 튼튼하고 치아의 흔들림(동요도)이 없다.
2. 교합 하중 : 상대적으로 힘을 덜 받는 작은 어금니다.
그래서 남은 뿌리에 포스트를 심어 머리를 보강하고,
치관확장술(잇몸 다듬기)로 크라운이 뿌리까지 견고하게 움켜잡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다행히 8개월이 지난 오늘도, 편하게 밥을 잘 드시고 계십니다.
이번 포스팅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동네 어르신의 스토리인지라,
평소 포스팅보다 임상 사진은 적고 글은 조금 길어졌습니다. 이 점 감안해서 읽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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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치아 정말 뽑아야 할까?" 자연치아 보존치료 상담 및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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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상의 진료 퀄리티와 엄격한 시간 준수를 위해 1인 1타임 집중진료로 운영됩니다.)
p.s 이 포스팅은 2026년 3월 31일, 최신 이미지 최적화(WebP) 및 보존 치료 예후 데이터를 반영하여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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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재신경치료, 레진코어, 크라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 2025.06.26~ 2025.07.05
경과체크일 : 2026.03.16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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