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제거 후 플라즈마 재신경치료 후기 feat. 포스트 제거 과정
재신경치료를 열심히 하다보면 마주치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치아에 깊게 박힌 포스트(post).
이걸 제거해야 재신경치료가 가능한데, 그 과정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잘못하면 뿌리에 구멍이 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참고글 : 파이버 포스트 (fiber post) 제거가 어려운 이유 feat. 플라즈마 재신경치료 (click)
그나마 금속 재질의 착한(?) 포스트는 조심조심 제거를 시도해봄직하지만,
애초에 제거를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하게 만드는 포스트들도 있다.
Prologue
재작년 여름, 30대 여성분께서 상담을 받으러 오셨다.
"잇몸에 뾰루지가 생겼다 없어졌다 해서 치과에 가봤더니,
포스트가 있어서 재신경치료가 어렵고 그냥 쓸 때까지 쓰다가 뽑으래요."
안타까운 사연.
파노라마 사진을 보니, 포스트가 길게 박힌 치아에 뿌리염증이 확인된다.
크라운의 상태는 나쁘지 않은데, 잇몸에 뾰루지 - 누공이 생겨있다.
진단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CT를 찍어보니,
파노라마에서 보이던 그 자리에 뿌리염증이 제법 크게 확인된다.
뿌리염증이 있다고 즉시 치료를 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 -참고글 : 심한 뿌리염증이 있어도 안심할 수 있는 이유 feat. 지켜보고 있다 ep3 (click) |
이렇게 누공이 생긴 뿌리염증은 치료를 미루지 않는 게 좋다.
염증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치아의 심한 동요도나 치근 파절이 확인되지 않는 상황이라 재신경치료는 가능하지만,
저 포스트를 제거하려면 부득이하게 치근의 손상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치료 중 혹은 치료 후에도 발치 위험성이 매우 높다.
변수가 없는 확실한 치료는 발치 후 임플란트겠지만,
그럴거면 굳이 우리 병원까지 일부러 찾아오지 않으셨을 듯...
이런저런 자초지종을 설명드리니, 고민을 해보시고 연락을 주시겠다고 한다.
그리고 한 달 뒤.
치료 약속을 잡으셨다.
치료
무통 마취 후, 모니터를 잠시 본다.
메모란에 마취가 잘 안 되어서 걱정하신다고 적혀있다.
재신경치료는 그렇게 아플 일이 많지 않다고 안심시켜드린다.
마취 확인 후, 크라운부터 제거한다.
모습을 드러내는 내부의 치아.
그리고 파란색 레진코어 사이로 보이는 금빛 포스트의 대가리. 저 말뚝을 제거해야한다.
사소한 거지만, 이전 원장님께서 고맙게도 레진코어를 파란색으로 해주셨다.
레진코어를 치아색으로 하면, 이렇게 재치료를 해야될 때 코어만 제거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레진인지 치아인지 구별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어느 정도 레진을 제거하니, 포스트의 중간 정도까지 온 듯 하다.
잠시 사진을 찍어서 확인.
| 이 사진을 보면, 파란색 레진코어가 얼마나 고마운지 알 수 있다. |
금속 부분에 초음파로 진동을 줘봤지만, 꼼짝도 않는다.
꼼꼼하게 붙이셨네.. 계속 갈아내는 수밖에.
갈아내고 확인하고를 여러번 반복하다보니, 이제 금속 부분이 안 보인다.
포스트가 다 제거된 것 같다. 한 번 더 사진을 찍어서 확인.
|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진을 찍어서 보는 게 더 정확하다 |
이제 저 오염된 부분을 마저 제거하고 세척하면서, 치근의 천공은 없는지 확인한다.
새카맣게 오염된 내부의 재료들이 밀려나온다.
| 새카만 물이 계속 나온다 |
여러가지 초음파 기구로 조심조심 내부를 세척..
조금은 깨끗해진 듯하지만, 저 안쪽은 아직도 심한 오염상태다.
그래도 이 정도면 본격적인 재신경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신경관 내부에 남은 지피콘(gp cone)과 실러 잔여물들을 긁어내면서 뿌리끝에 접근.
새카만 오염물들이 계속 묻어 나온다. 기구를 거즈로 닦아내면 이런 게 잔뜩 묻어있다.
| 중간중간, 기구를 닦아낸 거즈 |
뿌리끝 도달에 성공하여 patency를 확보하긴 했지만,
근관 내부의 멸균 상태를 확신할 수 없어,
한 번 더 내원 후 총 2회에 걸쳐 재신경치료를 마무리 했다.
신경치료에 플라즈마를 사용하면서 2회를 넘기는 경우가 별로 없다.
재신경치료가 끝나면, 이제 절반쯤 온 거다.
재신경치료의 끝은 온전한 크라운이다.
염증이 생긴 치아의 크라운 내부는 대부분 많이 상해있기 때문에, 재보철도 그만큼 힘들다.
기존의 파란색 레진코어를 다 제거는 기본이고,
이렇게 크라운 경계 아래로 생긴 2차우식도 깔끔하게 제거해야한다.
신경써서 레진코어 후 구강 스캔을 하고, pmma 크라운을 셋팅.
재신경치료 후 2주 뒤, 그 동안 잇몸의 누공은 사라져서 깔끔해져있다.
하지만 일시적인 누공의 소실일 수도 있으므로,
뿌리염증의 치유를 확인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하다.
석 달의 시간이 흘렀다.
잇몸 뾰루지의 재발은 없었고, 딱히 불편감도 없으셨다고.
CT를 찍어 뿌리염증을 확인.
뿌리주변의 염증은 확실히 줄어들며 치유 양상을 보인다. 다행이다.
이정도면 다행히 발치걱정은 안 하셔도 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무척 좋아하셨다.
이제 pmma 크라운을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교체하고,
| 주변 치아보다 밝은 색을 원하셔서, 그렇게 해드림 |
정기검진을 등록하면서 치료가 마무리 된다.
치료 요약 : 뿌리염증 + 포스트 치아
- 포스트 제거가 힘들었지만, 다행히 잘 제거되어 발치 없이 잘 사용할 수 있게 됨
- 보너스 샷 : 오염된 신경관 내부 청소한 흔적
epilogue
이 케이스는 다행히 포스트 제거에 성공해서 발치를 피할 수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포스트가 이렇게 있으면 어떨까.
이건 제거를 하고 말고의 문제 이전에, 어떻게 저기까지 포스트가 들어갔는지 미스터리다.
그래도 가끔 포스트에 초음파로 진동을 주면 포스트가 살살 분리되는 케이스도 있기 때문에,
혹시 몰라 CT를 찍어봤는데,
굵은 포스트가 치근의 밖으로 노출된 것 같다. 주변에는 뿌리염증이 보이고.
처음부터 포스트가 치근을 뚫었는지, 염증이 생겨 뿌리가 얇아지면서 뚫린건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크라운 아래 노출된 치근에도 파절선이 눈으로 보일 정도.
원하신다면 최선을 다해보겠지만, 아마 높은 확률로 발치까지 이어질 것 같다.
이럴 땐 유감스럽지만 이런 경우에는 포스트 제거 후 재신경치료가 어렵겠다고 말씀을 드린다.
또 다른 케이스.
이건 파노라마 사진만 봐도 뿌리가 부러져 있는 것이 보인다.
포스트 제거야 가능하겠지만,
저렇게 치근이 분리될 정도로 심하게 파절된 뿌리는 수복이 안 된다.
이런 경우는 그냥 발치를 권유드린다.
포스트는 치료 당시 꼭 필요했던 아이템이겠지만,
이렇게 탈이 나서 재치료를 할 때는 상당한 장애물이 된다.
그래도 포스트 덕분에 얼마간이라도 치아를 더 사용할 수 있던 거라고 생각하면,
포스트를 원망만 할 수는 없다.
포스트가 필요한 상황이 되지 않도록, 미리 신경 쓰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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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재신경치료, 레진코어, 크라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 2024.08.14~ 2024.12.03
pmma 경과 체크 기간 : 약 3개월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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