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이 퉁퉁 붓더니, 어금니가 흔들려요" - 벌어진 치아 feat. 원인이 교합인 경우
어금니가 흔들린다는 건,
치아 주변의 잇몸과 잇몸뼈 - 치주 조직에 염증이 생겨 느슨해졌다는 의미다.
그리고 이렇게 염증이 생기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다.
- 치수염 : 치아 내부의 신경이 세균에 감염됨
- 치주염 : 치아 주변의 잇몸과 잇몸뼈에 염증이 생김
- 외상성 교합 : 과도한 힘이 치아에 가해짐
이 포스팅에서는,
이 중에서 외상성 교합(TFO)에 의해 흔들리는 어금니의 치료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Prologue
작년 가을, 급히 본원을 찾아주신 60대 남성분.
"잇몸이 많이 부어있어요. 며칠 전부터 느낌이 안 좋았는데, 더 안 좋아질까봐 왔어요."
말씀하신 부위를 보니 헉! 화살표 부위의 입천장쪽 잇몸이 심하게 부어있다.
치아를 핀셋으로 살살 건드렸더니, 핀셋이랑 같이 움직인다. 2도 동요도.
치아 사이 벌어짐은 원래 있었던걸까, 아니면 최근에 생긴 걸까..
그랬다면 그 원인이 뭘까...
진단 : 외상성 교합과 치주염 - 누가 먼저일까
파노라마 사진에서 보이는 검은 기운... 저게 다 염증이 아니면 좋겠는데...
더 정확한 진단을 위해 환자분의 동의를 구하고 CT를 찍어본다.
일단 뿌리를 둘러싼 잇몸뼈가 상해있다.
| 뿌리를 둘러싼 형태의 염증 |
머리위에서 본 각도로 보면, 뿌리 사이의 잇몸뼈 손상이 심하다.
| 화살표 부위 : 뿌리 사이에 잇몸뼈가 녹아있다 |
염증의 형태나 양상을 보면, 치수염이 원인인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무언가의 원인에 의해서 생긴 치주염인데,
저쪽만 양치질을 소홀히 하셨을 리는 없고..
CT로 뿌리를 하나하나 꼼꼼히 봐도 치근파절은 보이지 않는다.
- 참고글 : 씹을 때 아픈 4가지 이유 - 각 사례별 치료 후기 feat. 최악의 상황 추가 : 뿌리 부러짐
치아를 앙! 물게 시켜봤더니, 아무것도 없이 다물었는데도 아파하신다.
입천장쪽으로 튀어나온 부위(palatal cusp)가 유난히 닳아있고, 세게 닿는다.
| 치아가 벌어져있는 틈이 보인다. |
외상성 교합(TFO)이 확인된다.
중간중간 문진을 해보니,
오래 전에 그 쪽으로 사랑니를 뽑았다고 하셨는데 그때 엄청 힘드셨다고 한다.
어금니가 흔들리고 잇몸이 붓는 원인에 대해 정리를 해보면 다음과 같다.
1. 치수염이 원인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 신경치료는 불필요
2. 치주염이 확인된다 - 잇몸치료 필요
3. 외상성 교합이 확인된다 - 교합조정 필요
이에 대해 말씀드리고, 치료계획을 정리했다.
우선 잇몸치료 + 교합조정 후 경과를 지켜보되,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뿌리에 crack을 의심할 수 있으며,
그때는 발치를 생각하셔야 한다.
환자분의 동의 후 치료에 들어간다.
치료 : 교합조정 + 잇몸치료 + 미노클린 + PDRN
첫째날
교합조정만 한다.
잇몸이 심하게 부어있고 단단함이 느껴지는 상황이라, 무리해서 잇몸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마취 없이 교합조정을 시행.
씹었을 때 아픈 위치를 찾아서 조정하기 위해서다.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약처방을 하고 3일 뒤 약속을 잡았다.
3일 뒤 : 두 번째 내원
"조금 가라앉은 것 같아요. 그래도 밥 먹을 때는 확실히 불편해요"
구강내를 보는데, 앗!
벌어졌던 치아가 붙어있다.
| 화살표 : 잇몸의 붓기도 많이 가라앉은 상황 |
약빨이 잘 받으시는 걸까, 교합조정 덕분일까...
부어서 단단했던 잇몸은 이제 어느 정도 말랑말랑 해졌다.
어쨌든 치아 주변의 잇몸에 염증이 확인된 상황이라 잇몸치료는 필요하다.
무통 마취 후, 잇몸치료로 잇몸 속의 염증을 제거한다.
큐렛으로 긁어낼 때마다, 느물느물해진 연조직이 기구에 묻어나온다.
잇몸 연고인 미노클린을 잇몸 내부에 직접 짜넣고,
마지막에 PDRN 주사까지 놓는다.
잇몸 재생에 필요한 것, 좋은 것은 총동원했다.
그리고 2주 뒤에 경과를 체크하기로 했다.
그리고 2주 뒤 : 세 번째 내원
"거의 다 나은 것 같아요."
다행히도, 이제 식사하실 때 별로 불편함이 없으시다고 하신다.
확실히 잇몸의 붓기는 다 빠지고 단단해졌다. (다른 의미로 단단)
벌어졌던 치아도 다시 붙었다.
무엇보다도, 치아의 흔들림이 거의 다 사라졌다는 점이 감사할 뿐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안심하셔도 되겠지만,
CT에서 보인 뿌리 주변 잇몸질환은 치유되는 데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으므로,
우선은 3개월에 한 번씩 오셔서 관리를 받으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리면서 치료가 마무리 된다.
3달 경과 : 치주염의 치유
이번에도 예약 없이 갑자기 찾아오신 환자분.
(이렇게 갑자기 오시면 가슴이 철렁한다. 치료 부위가 탈 났을까봐...)
"오른쪽은 이제 괜찮아요. 왼쪽이 조금 이상해서 검사받고 싶어서 왔어요."
휴.. 재발하신 건 아니구나.
그래도 겸사겸사 경과 체크를 위해 CT를 찍어봤다.
오... 뿌리 주변의 검은색 염증이 흰색 뼈로 제법 회복되었음이 확인된다.
위에서 보면, 뿌리 두 개 사이에 진행되던 치주염도 많이 회복됐다.
완치라고 할 수는 없지만, 어쨌든 처음과 비교하면 많이 좋아지신 것은 사실이다.
오른쪽은 조금 안심하셔도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불편하시다는 왼쪽에 대한 처치를 마친 뒤, 이제는 6개월 검진을 잡아드린다.
그전에라도 불편감이 생기면 꼭 연락을 주고 오시기로 했다.
치료 요약 : 잇몸이 붓고 흔들리는 어금니의 치유
1. 잇몸이 붓고 치아가 벌어졌는데, 교합조정 후 잘 치유됨
2. CT에서 치주질환이 확인되었는데, [잇몸치료 + 미노클린 + PDRN]으로 잘 치유됨
가뜩이나 예전에 타원에서 그 뒤쪽 사랑니를 뽑을 때 너무 힘드셨다고 했는데,
발치로 이어지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epilogue
글의 처음에 언급했듯이,
어금니가 흔들리는 원인은 크게 세 가지 정도다.
- 치수염 / 치주염 / 외상성 교합
1. 치수염은 꼼꼼한 신경치료로 해결이 되지만,
- 치수염 : 치아 내부가 세균에 감염됨
| - 참고글 : 커다란 잇몸 뾰루지 + 흔들리는 어금니 : 한 달만에 치유된 케이스 feat. 플라즈마 신경치료 |
2. 치주염이 원인이라면 깔끔하게 회복되지 않는다.
- 치주염 : 치아 주변의 잇몸과 잇몸뼈에 염증이 생김.
- 비유가 조금 그렇지만, 치주염은 탈모와 같아서 완치가 어렵고, 증상의 악화를 막는 게 최선이다.
3. 그나마 외상성 교합(TFO)은 적절한 조치로 잘 낫기도 한다.
- 외상성 교합 : 씹을 때, 치아가 버틸 수 있는 한도보다 큰 힘이 치아에 가해짐.
- 이 글에서 소개한 케이스가 이 경우다.
그럼, 이번 케이스에서의 증상은 왜 생겼을까.
벌어진 뿌리 사이에 치주염이 시작되면서 정상적인 교합도 유해자극이 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이렇게 생긴 유해자극이 치주염을 가속화한 것이 아닐까 싶다.
교합조정만으로도 일단 벌어졌던 치아는 다시 붙었지만,
CT에서 확인된 심한 치주염의 확실한 치유를 위해서는
잇몸치료와 치주연고(미노클린), 재생주사(PDRN) 등이 필요했고, 실제로 도움이 된 것 같다.
겨우 교합조정하고 잇몸치료하는데 무슨 CT까지 찍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제대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된 진단이 제일 중요하다.
믿고 따라주시고 잘 나아주신 환자분께 감사한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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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교합조정, 치근활택술, 미노클린 연고, PDRN 주사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치주염, 발치
치료기간 : 2025.09.26~ 2025.10.15
경과체크일 : 2026.01.12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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