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염증, 하나도 안 아픈데 꼭 치료해야되나 feat. 지켜보고 있다 ep2
치아의 뿌리에 염증이 발견되었다고, 당장 치료를 해야하는 건 아니다.
- 참고글 : 뿌리염증, 언제 치료하는 게 좋을까 feat. 지켜보고 있다 (click)
여러가지 상황과 변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략적으로는 아래와 같이 한다.
1. 통증이 있거나, 잇몸에 고름주머니(누공)가 생겼다면 얼른 치료를 받는 게 좋다.
2. 아무런 증상이 없다면, 일단은 지켜봐도 된다. 단, 꾸준한 정기점검이 필요하다.
당장 치료를 안 받는다면,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 |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렇게 꾸준히 지켜본 덕분에
호미로 막을 일을 호미로 막았던 케이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Prologue
이 케이스의 주인공은,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 한 번 소개해드린 분이시다.
어금니(#16)의 심한 뿌리염증이 주변 뼈를 다 녹여서 발치가 더 위험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재신경치료를 택한 케이스.
다행히 잘 치유되셔서, 지금까지 잘 사용하고 계신다.
- 관련글 : 뿌리염증이 너무 심해서, 발치를 못하고 재신경치료 먼저 feat. 칼에 깊이 찔리면 빼지 않는 이유 (click)
사진의 왼쪽이 치료를 받은 치아. 하얀색 뼈가 뿌리 주변에 생성됐다. |
그때 찍었던 파노라마 사진에서, 앞니 뿌리염증이 발견됐다.
그 당시에는 다른 치아(#16)의 치료가 더 시급하기도 했고,
이 치아(#31)는 아무런 증상 - 통증이나 잇몸의 고름, 누공 등이 없었기 때문에
당장 치료하기 보다는 경과를 지켜보기로 했다.
단, 경과를 지켜보려면 CT를 찍어놔야 한다.
그래야 염증의 미세한 변화도 파악할 수 있다.
진단
뿌리염증 발견 6개월 뒤. 뿌염 크기가 살짝 증가한 느낌?
하지만 애매하기도 하고, 역시나 아무런 증상도 없다보니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함.
다음에는 간격을 조금 좁혀서, 4개월 뒤에 체크.
초진으로부터 10개월 뒤. 뿌리염증이 확실히 커졌다.
병소의 크기는, 느리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 치아를 옆에서 보면, 뺨쪽의 뼈가 얇게 남아있어서 이제 여유가 없다.
병소가 더 커져서 뺨쪽 뼈에 구멍이라도 나면 치유에 지장이 생길 수도 있다.
참고로, 치조골 벽이 있고 없고는 치유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 (click)
조심스레 이제는 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리니,
워낙 지난번에 크게 데인(?) 경험을 하신 환자분이시라, 재신경치료에 금세 동의하셨다.
치료 : 플라즈마 재신경치료 후 레진코어
임상경험이 미천할 때는, 앞니 신경치료가 쉬운 줄 알았다.
하지만 임상 경험이 쌓일수록 쉬운 신경치료는 없다는 것을 느낀다.
어금니든 앞니든 각각의 애로사항이 확실하다.
앞니, 특히 아래쪽 앞니의 신경치료에서 제일 어려운 점은
치아의 크기가 무척이나 작다는 점이다.
조금만 각도가 틀어져도 뿌리에 구멍이 뚫릴 수 있다.
예전의 레진코어를 참고로, 조심조심 작은 구멍을 뚫어서 신경관에 접근.
오염된 지피콘과 충전물을 제거하면서 뿌리끝에 접근한다.
입구도 좁고, 접근하는 각도를 잡기가 힘들다.. ㅜㅜ
(그래도 하악 전치부에서 자주 나타나는 2 canal 형태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다행히 별 탈 없이 뿌리끝 멸균이 잘 되어, 2회만에 재신경치료를 마무리 한다.
실러가 조금 넘어갔는데, 괜찮다. 나중에 다 흡수됨. |
플라즈마를 이용하면서 재신경치료가 두 번을 넘는 경우가 별로 없는 것 같다.
이제 신경에 접근했던 구멍은 임시재료로 잘 막아준다.
신경치료를 하면 크라운을 하는 것이 좋지만, 꼭 그런 건 아니다.
어금니는 크라운을 하는 게 좋고, 앞니는 크라운 없이 마무리 하기도 한다.
특히나, 이렇게 충치나 파절이 없는 앞니는 그냥 레진코어로 마무리 해도 잘 쓰신다.
(크라운을 하려면 저 작은 치아를 또 깎아야 하는데, 그럼 정말 이쑤시개처럼 된다)
그래서 그냥 레진으로 코어까지만 하고 마무리.
이제 경과를 봐야지..
재신경 치료 후, 약 5개월 뒤.
그 전에도 아팠던 건 아니라, 특별히 증상이 있지는 않았다고 하신다.
그래도 CT는 찍어서 경과를 보니,
다행히 잘 낫고 있음.
밀려 넘어간 실러가 눈에 거슬리지만, 예후에는 영향이 없다.
이번달부터 1년간 멀리 외국으로 유학을 가시게 돼서,
다음번 경과 체크는 한국에 오시면 받으시기로 하면서 치료를 마무리 지었다.
치료 요약
- 무증상 뿌리염증, 10개월 간 지켜보다가 크기가 커져서 치료 들어감. 잘 치유됨.
초진 - 4개월 - 10개월 - 14개월 경과 체크 |
epilogue
이 포스팅의 케이스에서는 증상없는 뿌염 발견 이후 약 10개월 뒤에 치료를 들어갔지만,
아래 사진처럼 2년째 경과를 지켜보는 경우도 있다.
한 환자에서 무려 4개의 뿌염이 발견되었다. 증상은 없음. |
약간 커지는 것 같기도 한데.. 환자분은 조금 더 지켜보길 강력히 원하셔서
일단은 꾸준히 경과를 체크하는 중이다. (TJ 성향의 환자 + FP 성향의 의사 (click))
물론 흔한 경우는 아니다.
장기간 지켜보는 도중에, 통증이나 고름이 생겨서 치료에 들어가는 경우가 더 많기는 하다.
어쨌든, 이미 신경치료를 받은 치아의 뿌리에 염증이 발견되었을 때..
- 통증이 있거나, 잇몸에 누공이 있으면 치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다.
- 그런데 아무런 증상도 없고 불편함이 없다면 일단 경과를 지켜 봐도 된다.
원래는 더 컸던 염증이 줄어드는 중일 수도 있고, 흉터처럼 남은 치료 흔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치료를 미룬다면, 4~6개월 간격으로 CT를 찍어서 경과를 보는 게 좋다.
단! 신경치료를 안 받은 치아에서 발견된 뿌염은,
증상이 없어도 미루지 말고 얼른 치료해야 하는 것이 좋다.
이전 치료의 흉터일 리도 없고, 놔둔다고 나을 가능성도 없기 때문이다.
- 참고글 : 앞니 잇몸을 누르면 아파요 - 플라즈마 신경치료 feat. 내향적인(I성향) 치아(cl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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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재신경치료, 레진코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최초진단일 : 2024.02.14
치료기간 : 2025.01.09~ 2025.01.17
경과체크일 : 2025.05.17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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