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도 안 아픈 뿌리염증이라도 꼭 치료해야 하는 경우 feat. 3년 경과 체크
최종 수정일 : 2026.01.29
치아의 뿌리염증은 특별한 증상 - 통증이나 잇몸누공 등이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보니 아프지도 않은데 이걸 꼭 치료해야 하나 고민이 될 수도 있다.
실제로 어떤 뿌리염증은 조금 더 지켜봐도 되는 선택지가 가능하다.
- 참고글 : 심한 뿌리염증이 있어도 안심할 수 있는 이유 feat. 지켜보고 있다 ep3
하지만 치료를 미루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그건 바로, 신경치료를 받지 않은 치아에 발생한 뿌리염증이다.
이 경우는 좋아질 가능성이 거의 없고 나빠질 일만 남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이런 케이스를 소개하고, 약 3년에 걸친 경과도 같이 포스팅하고자 한다.
Prologue : 우연히 발견된 뿌리염증, 하나도 안 아픔
약 4년 전, 젊은 남성분이 뿌리염증 상담을 받으러 내원하셨다.
"뿌리에 염증이 있다는데, 저는 하나도 안 아프거든요.
교정치료 받다가 우연히 발견했는데, 일단은 진단만 받아보고 싶어요."
종종 있는 일이다.
진단 : 치료가 필요한 뿌리염증
진단을 위해 파노라마와 CT를 같이 찍어봤더니, 꽤 심각하다.
이건 발치를 걱정해야 할 거 같은 상황이다.
이게 어떻게 안 아프지? 라는 생각이들 수도 있겠지만,
다른 각도에서 찍은 아래 사진처럼, 이렇게 한 쪽 벽이 터질 정도로 뼈가 다 녹아버리면
| 앞에서 본 모습 |
내부에 고름이 쌓이지 않고 압력이 해소되면서, 통증은 거의 없이 염증만 심해진다.
그러면 잘 모르고 한참을 지내다가 이렇게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차라리 잇몸에 뾰루지 - 고름주머니라도 생기면 덜 늦을 수 있겠지만,
| 참고글 : 잇몸에 고름주머니 -뾰루지가 생겨서 다행입니다 feat. 뿌리염증 골든타임 |
그마저도 오래 방치하시는 분들이 계시기도 한다.
| 참고글 : 잇몸에 생긴 뾰루지 - 누공을 2년간 방치하면 생기는 일 feat. 플라즈마 재신경치료 |
다시 원래 케이스로 돌아와서, 차분하게 현재 상황을 말씀드린다.
"뿌리 염증이 무척이나 심하게 진행되어서, 뿌리 주변의 뼈가 다 녹았어요.
다행히 뿌리 일부가 아직 뼈에 붙어있어서 흔들리지는 않고,
고름이 차더라도, 녹아있는 뼈 쪽으로 바로바로 빠지다보니 하나도 안 아프실 거에요.
원인은 뿌리 내부 신경관의 감염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대로 놔두면 천천히 뼈가 더 녹을 거라.. 결국 발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남성분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듯한 표정이시다.
하나도 안 아픈데, 발치를 걱정해야 한다고?
비유가 조금 그렇기는 하지만..
암을 받아들이는 5단계,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중 첫 단계인 부정 단계.
일단은 집에서 고민을 해보고 연락을 주시겠다고 말씀하신 뒤 귀가하신 환자분.
일주일 뒤 다시 내원하셨다.
"상담을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사실, 저 정도의 치아는 발치를 하는 게 변수가 없는 치료겠지만..
정말 하나도 안 아픈 치아를 뽑자고 하면, 나같아도 수긍이 잘 안 갈 것 같다.
차분하게 다시 한 번 설명을 드린다.
제일 변수가 없는 치료는 발치겠지만,
다행히 치근의 파절, 치아의 동요도, 심한 치주염이 없으므로 신경치료를 시도해 볼 수 있다.
심한 뿌리염증이라도 적절한 신경치료로 치유되는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 참고글 : 뿌리염증 + 잇몸누공 + 심한통증 : 진단부터 치료까지 feat. 발치는 싫어요 |
원하신다면 발치 전 치료에 최선을 다해보겠다...라고 조곤조곤 말씀드렸다.
그리고 다시 열흘 뒤.
신경치료를 받기로 결심하시고 내원하셨다.
암을 받아들이는 5단계, <부정 - 분노 - 타협 - 우울 - 수용> 중 마지막 단계다.
치료 : 플라즈마 신경치료
충분히 마취를 하고, 약 3회에 걸쳐 신경치료를 진행했다.
최근에는 2회를 넘기는 일이 드물지만, 예전에는 심한 염증일 때 3회를 넘기기도 했다.
| 워낙 심한 염증이라 3회에 걸쳐 천천히 치료를 진행했다. |
다행히 신경치료를 진행하는 약 3주 정도는, 치아를 건드릴 때 다소 통증이 있었지만
크라운을 셋팅하고나서는 별 불편감이 없다고 하셨다.
이렇게 치료 전 통증이나 불편감이 없었던 치아는 예후를 체크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염증이 치유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CT를 찍어보는 방법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가능하면 조심해서 치아를 사용하시다가 불편하시면 연락을 주시되,
최소 6개월 간격으로 ct를 찍어보자고 말씀드렸다.
(최근에는 심한 뿌리염증 치료의 프로토콜이 바뀌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6개월 뒤 찍어본 CT.
염증이 상당히 많이 줄어들었다.
뺨쪽의 심한 치조골 손상도, 조금 미진하지만 이 정도면 잘 치유되고 있음이 확인된다.
애써 고생해가며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신경치료를 했던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다.
이제 이 치아는 어느 정도 안심하셔도 되니,
꾸준히 정기검진 받으시자고 말씀을 드리며 치료가 일단락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6개월이 더 지난 1년 뒤.
갑자기 연락을 주시고 내원하셨다.
오랜 구환이 갑자기 내원하면 솔직히 조금 불안하다. 예전에 치료한 부위가 탈이 난 건 아닐까.
다행히도(?) 다른 부위가 아파서 오셨단다.
다른 부위 검진을 위해 ct를 찍은 김에, 지난번 치료받은 치아도 살펴봤다.
다행히 염증 재발없이, 더 잘 치유가 되어 있는 모습이다.
각도를 바꿔,
지난 번에 약간 미진한 치유를 보였던 부분도 확인.
더 야무지게 잘 치유가 되었다.
다른 부위 진단을 하면서, 은근슬쩍 ct 사진을 보여드리고 염증이 더 줄어들었다고 말씀드렸다.
이미 아무런 불편감없이 잘 사용하던 중이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말씀셨지만,
그래도 환하게 웃으면서 말씀하시는 걸 보면 조금 더 안심이 되시는 듯 했다.
epilogue
외국을 왔다갔다 하시는 분이라 내원이 뜸하셨는데, 작년 봄 쯤 오랜만에 내원하셨다.
3년 경과 체크가 된다.
3년만에 찍은 CT에서는 예전 뿌리염증의 흔적조차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잘 치유되어 있다.
이 케이스는 여러모로 깊은 의미를 가진다.
그 당시에는 신경치료에 플라즈마를 막 적용해서 사용하던 시기였고,
오래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플라즈마의 멸균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실감해가던 때였다.
이렇게 심한 뿌리염증에 신경치료를 시도해본 것도 그 영향이 컸던 것 같다.
그리고 이렇게 치아의 절반크기만큼 심한 뿌리염증도 신경치료 후 치유되는 걸 경험하고나서,
이후의 진단과 치료 계획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발치 판정에 조금 엄격해졌다고 할까.
결론을 짓자.
하나도 안 아픈 뿌리염증은 치료를 해야될까, 말아야 될까.
신경치료를 받지 않은 치아라면, 미루지 않고 최대한 빨리 치료를 받는 게 좋다.
그럼 다른 상황이라면? 아래 포스팅을 참고하자.
| 참고글 : 뿌리염증, 하나도 안 아픈데 꼭 치료해야되나 feat. 지켜보고 있다 ep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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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신경치료, 크라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 2021.12.13~ 2022.02.05 (G.I. 충전 후 경과체크 약 1개월)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p.s 이 포스팅은 2026년 1월 29일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치료 경과 및 사진 추가, 링크 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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