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니 뿌리염증, 잇몸뼈가 다 녹았는데 뼈이식 안 한 이유 feat. 치근단낭종 신경치료
치아의 뿌리에 염증이 심해지면, 치근단낭종이 생기면서 뿌리 주변 잇몸뼈가 녹는다.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치조골의 벽이 사라지면서 뿌리가 그대로 노출되기도 한다.
| 예고편 : 이 뿌염은 잘 나을 것인가... |
이럴 떄는 뼈이식을 동반한 치근단절제술 등의 수술적인 치료가 고려되는데,
아무래도 수술이다보니 치료 후 후유증이 따르기 마련이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 수술 없이 잘 치유되는 경우도 있다.
이 글에서는 이런 케이스를 포스팅하고자 한다.
Prologue
작년 여름, 오랜 구환분께서 사모님을 모시고 오셨다.
"아래 앞니 잇몸이 볼록 튀어나와서 불편해요. 스켈링한 지 오래돼서 그런가봐요."
가리키는 부위를 보니, 잇몸이 다소 부어있으신데 그 위치가 뿌리쪽에 가깝다.
잇몸에 생긴 누공은 잇몸이 원인일 수도 있지만, 뿌리염증인 경우가 더 많다.
특히나 이렇게 뿌리쪽에 가까운 곳에 생긴 누공은 뿌염을 의심해야 한다.
| 참고글 : "잇몸이 붓고 뭐가 났는데, 잇몸치료 해도 안 없어져요" feat. 잇몸 누공이 생기는 2가지 원인 |
진단 : 뿌리염증 + 치근단낭종 + 치근 내흡수
정확한 진단을 위해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헉 소리가 나온다.
| A : 치조골벽 소실, B : 치근 내흡수 |
- A : 심한 뿌리염증이 잇몸뼈를 다 녹여서 한쪽 벽이 사라졌고,
- B : 치아 내부에는 뿌리가 녹는 내흡수가 진행중이다.
정면에서 보면 이렇게 뿌리가 다 드러날 정도로 심하다.
그나마 다행인 건,
- 뿌리에 금이 간 것 같지는 않고
- 치아에 흔들림이 심하지 않다는 점.
치료 계획 : 발치? 치근단수술? 신경치료!
뿌리염증이 심한 경우라도,
치근파절이 확인되지 않고 치아의 동요도가 심하지 않으면 신경치료로 잘 낫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발치 직전의 심한 뿌리염증도 신경치료로 잘 치유됨을 경험해봤지만,
| 참고글 : 뿌리염증 + 잇몸누공 + 심한통증 : 진단부터 치료까지 feat. 발치는 싫어요 |
이 케이스는 치조골의 한쪽 벽이 싹 다 녹았다는 점에서 조금 걱정이 된다.
뼈는 뼈로부터 만들어지고 뼈로 둘러싸인 부분이 채워지므로,
치조골의 벽이 녹았다는 것은 그만큼 치유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게 과연 수술적인 치료 없이 잘 나을 수 있을까.
잠시 고민을 해봤는데,
- 치근단수술을 하더라도 어차피 신경치료는 해야하고..
- 예전에도 비슷한 상태에서 신경치료만으로 잘 치유된 증례가 있다보니,
| 참고글 : 신경치료는 잘 됐는데, 앞니 잇몸에 고름 주머니 + 심한 통증 feat. 세 번째 신경치료 |
우선은 신경치료 후 경과를 지켜보다가,
염증이 심해지거나 잘 낫지 않으면 그 때 수술적인 치료를 고려해보자고 말씀드렸다.
환자분께서는 그냥 스켈링받으러 왔다가 수술 얘기가 오가니 다소 충격을 받으셨지만,
잠시 남편 분과 상의하시고 본원의 치료계획에 동의해주셨다.
치료 : 플라즈마 신경치료
다행히 당일 진료가 가능하여, 곧바로 무통 마취 후 치료에 들어간다.
신경관에 접근하여 개통을 한 순간,
고약한 냄새(foul odor)가 나면서 내부에 차있던 고름이 흘러넘치기 시작한다.
플라즈마 조사와 초음파 세척을 번갈아가며 한참 진행했는데도,
종이침(paper point)에 묻어나오는 고름이 멈출 기미가 없다. ㅜㅜ
| 페이퍼 포인트에 묻어 나오는 고름(pus) |
앞니는 보통 하루만에 신경치료를 끝내지만, 무리하지 않고 한 번 더 신경치료 약속을 잡았다.
신경치료 둘째날.
몇 차례 플라즈마 조사와 초음파 세척으로 근관 내부가 보송보송해지고 깔끔해진다.
그래서 신경치료는 오늘 마무리하고,
다음 번 내원일에 레진코어로 치료를 일단락 지었다.
신경치료가 끝나면 보통 크라운이 필요하지만,
이 케이스처럼 파절이나 심한 충치가 없는 앞니는 레진코어로 마무리 하기도 한다.
| 참고글 : 신경치료 후 크라운 안 하면 생길 수 있는 일 feat. 실제 case x 3 |
이제 치료 후 경과를 체크하는 일이 남았다.
다행히 그 사이 잇몸의 누공과 불편감은 사라졌지만, 최소 3개월 이상 지켜봐야 한다.
경과 체크 : 헉!
4개월 뒤에 내원하셔서 경과를 체크하시되,
누공이 재발하거나 통증이 생기면 바로 연락을 주십사..말씀을 드리긴 했는데,
6개월이 지나갔다.
특별히 불편한 게 없어서 이제서야 오셨다고 하신다.
떨리는 마음으로 CT를 찍어보니, 헉! 이게 뭐야... 뼈가 다 차버렸다.
마치 뼈이식을 한 것처럼, 비어있던 공간이 양질의 뼈로 가득 차있다.
더 놀라운 건, 소실된 치조골의 벽이 단단한 피질골로 회복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각도에서도 확인해보니, 오목했던 결손부가 뼈이식을 한 것처럼 잘 채워졌다.
수술은 안 하셔도 되겠습니다. 수술한 것처럼 잘 나으셨어요~
이 기쁜 소식을 환자분께 알려드리니,
흡족하게 웃으시며 그제서야 속마음을 털어놓으신다.
불편감은 없었지만, 수술을 하게 되면 어쩌나하는 마음에 치과를 못 오고 계셨다고....
그래도 혹시 병소가 재발할 수도 있으니,
꾸준히 경과를 잘 체크하시라고 당부 말씀드리면서 6개월 정기검진 등록으로 치료를 끝냈다.
epilogue
예전에도 이와 비슷한 증례를 포스팅 한 적이 있는데,
앞니에 생긴 심한 뿌리염증과 치근단낭의 치유 사례다.
| 참고글 : 신경치료는 잘 됐는데, 앞니 잇몸에 고름 주머니 + 심한 통증 feat. 세 번째 신경치료 |
이 두 케이스는 공통점이 있는데,
- 뿌리염증의 커서 치근단낭이 생겼지만,
- 치근의 파절이나 동요도는 없었고,
- 최소한 치조골에 3개의 벽(wall)은 남아있었다는 점이다.
이런 경우에는 수술적인 치료 이전에,
신경치료만으로도 뼈이식한 것처럼 치유가 잘 되길 기대해볼 수 있는 것 같다.
내심 치료 결과가 좋지 않으면 사모님을 소개해주신 구환분께도 면목이 서질 않을 것 같았는데,
치료 결과가 좋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향후 진단과 치료 계획을 세울 때도 많은 참고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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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신경치료, 레진코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 2025.07.16~ 2025.08.04
경과체크일 : 2026.01.27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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