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가 쪼개져서 발치해야 된대요" + 뿌리염증 추가 feat. 하지만 안 뽑았음
최종 수정일 : 2026.03.06
치아가 둘로 쪼개짐. 뿌리에 심한 염증.
어느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발치를 고려할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그런데 가끔,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하기도 한다.
| 본문의 예고편 : 강력한 상대를 만났다 |
머리는 절반이 날아갔고, 뿌리염증은 뿌리의 절반 이상을 둘러싸고 있다.
상반신은 독수리, 하반신은 사자인 상상속의 동물 - 그리핀(griffin)처럼,
하늘과 육지의 강자들만 합쳐놓은 강려크한 상대.
이 포스팅은
이런 강려크한 그리핀 치아(griffin tooth)를 뽑지 않고 치료한 후기다.
Prologue
약 1년 전, 저 멀리 파주에서 내원하신 40대 여성분.
"음식을 씹으면 어금니가 욱씬거려요.
동네 치과에서는 금이 가서 뽑아야 한다는데, 제가 볼 땐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서요.."
타치과에서 발치 얘기가 나올 정도면, 일단 쉬운 상황은 아니라는 얘긴데...
구강내를 보니, 아이고... 어금니가 큼직하게 쪼개져 있다.
이렇게 쪼개진 치아는 어디까지 쪼개져있는지를 봐야 한다.
- 참고글 : 어금니가 쪼개져서 반으로 갈라지면, 이를 뽑아야 할까 feat. 안 뽑아도 되는 기준
정확한 진단과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해 CT를 찍는다.
진단 : 치아 파절 + 뿌리염증 ... 발치는 싫어요
저 쪼개진 조각은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을까...
CT를 보는데, 하아.....
A를 보면, 다행히 쪼개진 조각은 치조골보다 상방이라 발치가 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B에서, 심한 뿌리염증이 주변의 치조골을 싹 녹이고 있다는 점이다.
A나 B가 하나씩만 있어도 발치 위험성이 높은데,
이렇게 두 가지 문제점이 한 치아에 합쳐진 그리핀 치아(griffin tooth)는 더 더 위험하다.
환자분께 자초지종을 설명드린다.
문제의 어금니는 파절과 뿌리염증이 동시에 생겼기 때문에,
현재 충분히 발치 진단을 받을 만한 상황이다..
다행히 발치 전의 보존적인 치료도 가능한데,
이는 노력과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며.. 그럼에도 결과가 좋지 않아 발치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보존적인 치료를 원하신다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하겠지만,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시고 치료에 들어가시는 것이 좋겠다..
생각보다 훨씬 심각함을 알게 되신 환자분.
"그래도 발치 전에 가능한 치료를 해보고 싶어요, 안 되면 그 때 뽑을게요."
치료 계획이 정해졌으니, 이제는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해야지.
치료 : 파절편 제거 + 플라즈마 신경치료
치료 첫째날
신경치료를 시작하면서, 쪼개진 부분을 분리한다.
CT로 이미 내부 상황을 보고 들어갔지만, 실제 눈으로 보면 훨씬 더 심각하다.
잇몸의 한참 아래쪽으로 치아가 파절됐다.
잇몸을 조금 다듬고, 첫날의 신경치료를 마무리.
다음 번 진료를 위해, 잇몸은 임시재료(caviton)로 눌러놓는다.
치료 둘째날
플라즈마로 뿌리끝이 깔끔해짐을 확인 후, 신경치료는 2회만에 마무리.
심한 염증이어도, 굳이 신경치료를 여러번 할 필요는 없다.
뿌리끝이 깨끗이 멸균되었음을 확인하면, 되도록 일찍 마무리 짓는 것이 좋다.
플라즈마를 사용하면서 신경치료가 2회를 넘기는 일이 거의 없다.
(가끔 심하게 막히거나 휘어있는 신경관을 만나면 조금 더 진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지난번에 잇몸을 정리하고 임시재료로 눌러놓은 곳은
오늘 미리 레진으로 벽을 쌓아둔다.
| 레진 수복 후 경계를 다듬으면서 피가 조금 났다 |
이러면 다음에 크라운을 프렙할 때, 정돈된 잇몸에 맞춰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치료 셋째날
그 사이 더 진정된 잇몸에 맞춰 레진 코어를 보강하고, 크라운 프렙..
| 깔끔하게 정리된 잇몸 |
치료 넷째날
이제 pmma 크라운을 셋팅.
| 잇몸의 붓기가 빠지면서 뿌리가 살짝 드러나서, 크라운을 조금 수정했다 |
이렇게 상반신의 독수리 부분 - 파절되고 쪼개진 치아 부분은 해결이 되었다.
이제 남은 건, 하반신의 사자 부분 - 뿌리염증이다.
경과 체크
약 1개월 후, CT를 찍어 경과를 체크하는데.. 헉!소리가 나왔다.
이번에는 다른 의미의 놀라움.
불과 1개월만에 너무 잘 치유가 되어있다...
그리고 다시 2개월 후에 보자고 했는데, 너무 바쁘셔서 4개월 지나서 오셨다.
불편한 게 전혀 없으셔서 안 오셨다는데.. CT를 찍어서 경과를 체크하니,
와... 정말로 놀라운 치유력을 보여주셨다.
뿌리를 2/3정도 둘러싼 검은색 염증이, 거의 다 하얀 뼈로 바뀌었다.
이렇게 사자의 하반신도 이겨냈다.
이제 pmma 크라운을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교체하고
꾸준한 정기검진을 등록하면서 치료를 마무리 짓는다.
쪼개짐과 뿌리염증 모두 해결 완료.
치료 요약 : 발치 진단 받은 치아가 살아남
- 2026월 3월, 현재까지도 잘 사용하고 계심
Epilogue
둘로 쪼개진 치아.. 뿌리에 염증이 생긴 치아.. 각각으로도 버거운데,
이렇게 두 가지가 같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두 가지 증상이 합쳐지다보니..
아무래도 각각의 증상을 가진 치아보다는 예후가 조금이라도 더 안 좋겠지만,
쪼개진 건 쪼개진 것 대로, 뿌리염증은 뿌리염증 대로.. 과정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나을 치아는 낫는 것 같다.
p.s 그리핀 치아의 또 다른 치료 사례
| 참고글 : "인레이가 떨어지고 나서, 엄청 아파요" - 어금니 쪼개짐 & 뿌리 염증 feat. 플라즈마 신경치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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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신경치료, 레진코어, 크라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 2024.10.08~ 2025.04.18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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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신 점이 있으면 아래 링크로 문의해주세요
p.s 이 포스팅은 2026년 3월 06일 업데이트 되었습니다. (치료 경과, 예후, 링크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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