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쪼개짐 & 뿌리에 염증 : 어떻게 치료하나 feat. 그리핀 치아(griffin tooth)


그리핀(griffin) - 상반신은 독수리, 하반신은 사자인 상상속의 동물이다. 

하늘과 육지의 강자들만 합쳐놓으니, 무척 강려크해 보인다.  


치과 진료를 하다보면, 심한 증상이 합쳐진 강려크한 치아를 만나게 된다.  

일명 그리핀 치아(griffin tooth). 

예를 들어, 잇몸 위로는 치아 파절(A).. 잇몸 아래로는 뿌리염증(B).. 

이 두 가지가 합쳐진다면, 아래와 같이 될 것이다. 


어느 한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발치를 고려할 만큼 강력한 증상인데, 

이 둘을 한 치아에 합쳐놓으니 더 강력해보인다. 

이 포스팅은 이런 강려크한 그리핀 치아(griffin tooth)의 치료 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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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개월 전, 40대 여성분께서 내원하셨다. 

"음식을 씹으면 어금니가 욱씬거려요. 

  동네 치과에서는 금이 가서 뽑아야 한다는데, 제가 볼 땐 그 정도까지는 아닌 것 같아서요.."


타치과에서 발치 얘기가 나올 정도면, 일단 쉬운 상황은 아니라는 얘긴데... 

구강내를 보니, 역시나... 어금니가 큼직하게 쪼개져 있다. 

이전에 올린 포스팅을 통해, 

쪼개진 치아 vs 금이 간 치아 중에서 그나마 쪼개진 치아가 낫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지만.. 

(참고글 링크 : https://www.dentalist.me/2025/03/vs-feat-ep1.html)

그 이유는 쪼개진 치아의 치료가 더 쉽기 때문이 아니라, 

쪼개진 치아는 발치여부를 결정하기가 조금 더 낫기 때문이었다. 


저 쪼개진 조각은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을까... 

CT를 찍어봤는데, 하아.....



A를 보면, 다행히 쪼개진 조각은 치조골보다 상방이라 발치가 꼭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B에서, 심한 뿌리염증이 주변의 치조골을 싹 녹이고 있다는 점이다. 


A나 B가 하나씩만 있으면 그래도 발치 전 가능한 보존적인 치료를 고려할텐데,  

이렇게 두 가지 문제점이 한 치아에 합쳐진 그리핀 치아(griffin tooth)는 그게 쉽지 않다. 


환자분께 자초지종을 설명드린다. 

문제의 어금니는 파절과 뿌리염증이 동시에 생겼기 때문에, 

현재 충분히 발치 진단을 받을 만한 상황이다..

다행히 발치 전의 보존적인 치료도 가능한데, 

이는 노력과 비용과 시간이 필요하며.. 그럼에도 결과가 좋지 않아 발치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럼에도 보존적인 치료를 원하신다면, 당연히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하겠지만,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하시고 치료에 들어가시는 것이 좋겠다.. 


CT와 구강카메라 사진.. 그리고 관련된 설명을 듣고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느끼신 환자분. 

잠시 고민 후, 

일단은 발치 전에 가능한 치료를 하면서 발치 여부를 결정하시기로 하셨다. 

계획이 정해졌으니, 이제는 최선을 다해 치료에 임해야지. 



진료 첫날. 

신경치료를 시작하면서, 쪼개진 부분을 분리한다. 

CT로 이미 내부 상황을 보고 들어갔지만, 실제 눈으로 보면 훨씬 더 심각하다. 


잇몸의 한참 아래쪽으로 치아가 파절됐다. 

잇몸을 조금 다듬고, 첫날의 신경치료를 마무리. 

다음 번 진료를 위해, 잇몸은 임시재료(caviton)로 눌러놓는다. 




둘째날. 

플라즈마로 뿌리끝이 깔끔해짐을 확인 후, 신경치료는 2회만에 마무리. 



심한 염증이어도, 굳이 신경치료를 여러번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뿌리끝이 깨끗이 멸균되었음을 확인하면, 되도록 일찍 마무리 짓는 것이 좋은 듯... 


그리고 지난번에 잇몸을 정리하고 임시재료로 눌러놓은 곳은 

오늘 미리 레진으로 벽을 쌓아둔다. 


왜냐면, 오늘 어차피 신경치료를 위해 마취를 했기 때문에.. 다음번 마취를 피할 수 있고, 

다음에 크라운을 프렙할 때, 정돈된 잇몸에 맞춰 진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 날. 

그 사이 더 진정된 잇몸에 맞춰 레진 코어를 보강하고, 크라운 프렙.. 


다음번 내원일에 pmma 크라운을 셋팅. 




이렇게 상반신의 독수리 부분 - 파절되고 쪼개진 치아 부분은 해결이 되었다. 

이제 남은 건, 하반신의 사자 부분 - 뿌리염증이다. 


약 1개월 후, CT를 찍어 경과를 체크하는데.. 

보고 깜짝 놀랐다. 


불과 1개월만에 너무 잘 치유가 되셔서... 


그리고 2개월 후에 보자고 했는데, 너무 바쁘셔서  4개월 지나서 오심. 

불편한 게 전혀 없으셔서 안 오셨다는데.. 그래도 CT를 찍어서 경과를 체크하니, 

정말로 놀라운 치유력을 보여주셨다. 



뿌리를 2/3정도 둘러싼 검은색 염증이, 거의 다 하얀 뼈로 치환. 

사자의 하반신도 해결되었다. 


pmma 크라운을 지르코니아 크라운으로 교체하고


꾸준한 정기검진을 등록하면서 치료를 마무리 짓는다. 

쪼개짐과 뿌리염증 모두 해결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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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아가 쪼개지면, 이렇게 진단과 치료를 하고... 

관련글 : https://www.dentalist.me/2025/03/vs-feat-ep1.html


뿌리에 염증이 생기면, 또 이렇게 진단과 치료를 하는데... 

관련글 : https://www.dentalist.me/2025/03/feat_4.html


쪼개진 치아에 뿌리 염증이 합쳐지면? 

각각의 단계에 최선을 다해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  

물론, 두 가지 증상이 합쳐지다보니.. 

아무래도 각각의 증상을 가진 치아보다는 예후가 조금이라도 더 좋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매 단계마다 진단과 치료에 최선을 다하고 겸허히 결과를 기다린다는 점은 항상 같다. 

나을 치아는 낫는다. 

미리 판단을 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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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의료법 제56조 1항의 의료법을 준수하여 치과의사가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실제 내원 환자분의 동의하에 공개된 사진이며,

동일한 환자분께 동일한 조건에서 촬영한 사진을 활용하였습니다.

치료 내용 : 신경치료, 레진코어, 크라운

치료 후 생길 수 있는 부작용 : 재신경치료, 발치

치료기간 : 2024.10.08~ 2025.04.18

개인에 따라 진료 및 치료방법이 다르게 적용될 수 있으며,

효과와 부작용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는 점을 안내드리고 동의하에 치료 진행합니다.

진료 전 전문 의료진과의 충분한 상담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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